새누리 "국회의장직 야당에 양보"…더민주 문희상-정세균 '양강 구도'

입력 2016-06-08 18:06
원 구성 협상 '돌파구'

법사위원장은 새누리가 맡기로
더민주, 의장 후보 경선할 듯


[ 손성태 기자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여야의 원 구성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해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은 국회의장을 맡지 않는 당이 맡는 것으로 (여야 간) 이견 조율이 됐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경제 관련 상임위원회 가운데 하나는 야당에 할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야당은 원 구성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을 반기면서도 새누리당의 상임위원장 배분 원칙에는 난색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1, 2당이 맡으면 끝나는 문제지 운영위와 주요 상임위 위원장을 ‘패키지’로 협상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3개 경제상임위 중 1개만 야당에 배분하겠다는 것은 총선 민의에 어긋난다”며 “협상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는 국회의장직 외에 운영위와 정보위 중 1개를 포함해 기재위 정무위 등 주요 경제상임위원장 중 최소 2개 이상 확보를 협상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도 주요 경제상임위원회 1개를 포함해 2~3개의 상임위원장을 요구하고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과 별개로 더민주 몫으로 정리된 국회의장을 향한 당내 경선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문희상 정세균 이석현(6선), 박병석 원혜영(5선) 의원 등 5명이 각자 ‘적임자론’을 내세우면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 소속 의원들을 취재한 결과 초판 판세는 2강(문희상 정세균) 1중(이석현) 2약(박병석 원혜영) 구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강으로 분류되는 문·정 의원은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대표를 역임하는 등 당 기여도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문 의원은 지난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된 것이, 정 의원은 정계은퇴 수순으로 인식되는 의장직 수행 뒤 대권 도전 등 불분명한 향후 거취가 감점 요인으로 꼽힌다. 정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의장직을 수행한 뒤에는 정치를 정리하려고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중도 무계파 역할론’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5선의 박·원 의원은 대외적으로 ‘완주’ 의사를 드러내고 있지만, 당내 추대 논의가 무르익으면 중도 사퇴할 여지가 크다는 게 당내 관측이다.

더민주는 원 구성 협상이 진전되면 의원총회를 소집한 뒤 후보 간 사전 교통정리를 통해 일단 단독후보 추대를 시도할 계획이다. 한 의원은 “세 분 후보들의 의지가 워낙 강해 당내 경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관례대로 원내대표실에 투표함을 마련해놓고 하루 동안 무기명 비밀투표 형식으로 후보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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