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부실 방치한 '그들'…낙하산 잔치에 혈세만 13조

입력 2016-06-08 17:53
대우조선·산업은행 압수수색
'방만경영' 책임론 커져

2000년대 초반 호황에 취해 매각 시점 놓쳐
청와대, 구조조정 건의 묵살…대수술 부담 피해
해양플랜트 저가 수주…부실회계로 눈속임


[ 김일규 / 도병욱 / 이현일 기자 ]
검찰총장 직속의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출범 5개월 만에 대우조선해양을 첫 수사 대상으로 정하면서 누가 부실책임 당사자로 심판 받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 결정을 통해 4조20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고도 선박 수주가 끊기면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2000년 산업은행 관리를 받기 시작한 뒤 지금까지 16년간 사실상 공기업으로 연명해오면서 정치권 비호 등에 힘입어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와 채권단은 수년에 걸친 대우조선 경영진의 분식회계 및 방만 경영을 방치했을 뿐 아니라 낙하산 인사를 통해 오히려 부실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 비극의 시작(2000~2008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2000년 대裡煞騙殆【?분할 설립된 대우조선은 1조17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를 줄였고 2011년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정상 기업으로 탈바꿈했지만 산업은행이 최대주주(40.82%)로 올라서면서 사실상 정부 관리를 받게 됐다.

다행히 2000년대 중반까지 글로벌 경기 호황에 따른 해상 물동량 증가로 세계 선박 발주량이 늘면서 대우조선의 수주량이 급증했다. 정부와 정치권, 국책은행 등이 대우조선 고문, 자문 등으로 보낸 낙하산 인사와 대우조선 임직원은 매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대우조선이 정부 손에서 벗어날 기회는 있었다. 산업은행은 2008년 대우조선을 팔기로 하면서 6조원을 제시한 한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한화 측에서 대금 분납을 요구하자 협상을 결렬시켰다.

(2) 해양플랜트 덫(2008~2013년)

한국 조선업은 2008년을 정점으로 수주 잔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중국에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2008년 청와대에서 일한 경제관료는 “당시 조선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올라왔지만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판단에 따라 묵살됐다”고 말했다.

상선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에 집중했다. 대우조선 남상태 전 사장과 고재호 전 사장은 유가 하락으로 장기 불황 국면에 들어가는 와중에도 외형 유지를 위해 무리한 수주 경쟁을 주도했다.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수주금액은 2010년 137억달러에서 2013년 285억달러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수출입은행은 수조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으로 대우조선의 수주를 도왔다.

(3) 부실 눈속임(2013~2015년)

과당 경쟁막?저가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건조작업이 계속될수록 손실이 불어났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해양플랜트 건조를 하면서 원가계산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조92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2013년 9246억원에서 2014년 1427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런데도 대우조선은 2013년 4409억원, 2014년엔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경영진이 연임을 위해 손실을 감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대우조선 외부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올 3월에서야 “2013년부터 반영했어야 할 손실을 제때 반영하지 않았다”며 오류를 인정했다. 대우조선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7784억원과 7429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엔 2조93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4) 속수무책 국책銀(2015~2016년)

대우조선에도 대규모 해양플랜트 손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뒤 정부는 다시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22일 최경환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홍기택 당시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한도)을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대우조선 여신 잔액은 13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은 수주절벽에 직면하면서 3조4500억원의 추가 자구계획을 마련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계속 국책은행을 동원해 지원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한다는 비퓽?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일규/도병욱/이현일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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