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재산형성 ABC] 사회초년생 위한 'WISE의 법칙'…"위험 대비하면서 저축하라"

입력 2016-06-08 17:18
구체적인 전략도 중요하지만 실행하지 않으면 소용 없어

'WISE 법칙' 통해 꿈 실현하는 재무설계, 즉시 시작해야



‘Wage(급여), Insurance(위험관리), Saving(저축), Enjoy(즐기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첫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인생을 현명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면서 강조하는 단어라고 한다. 현명한 삶을 위해 첫째 급여를 받으면, 둘째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나 가족에게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고, 셋째 목표를 세워 소비하기 전에 저축을 하며, 넷째 자신의 삶을 즐기며 살아가라는 의미다.

우리나라 사회초년생들은 어떤가. 첫째 월급을 받으면, 둘째 소비하고 즐기다가, 셋째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 그때서야 저축을 하고, 넷째 결혼하고 점점 나이 들어 병원갈 때가 돼서야 위험에 대비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갈 자산을 축적하는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돈을 쓰는 기간은 늘어나고 있다. 사회초년생을 위한 WISE 법칙을 제안한다.

○Wage: ‘소비로 나가는 돈을 아껴라’

생애주기(life cycle)가설에 따르면 사람들은 은퇴 후에도 은퇴 전과 엇비슷한 소비 수준을 원하기 때문에 저축을 통해 미래의 소비를 준비한다. 속칭 ‘금수저’라서 부모로부터 상당한 유산을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의 사회초년생은 매월 급여를 받아서 결혼, 출산, 주택구입 등 라이프스테이지(life stage) 이벤트에 대비해야 한다. 문제는 사회초년생 시기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씀씀이도 많은 때라는 점이다. 그래도 최대한 소비를 줄여야 한다.

몇 만원 소비 지출을 줄이는 것이 뭐 그리 큰 효과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매월 600만원을 연복리 2% 상품에 저축한다고 가정해보자. 1년이면 이자가 연 66만원, 월 5만5000원 정도 생긴다. 소비 지출을 매월 5만5000원 정도 줄이는 것이 매월 600만원 저축을 해서 얻는 이자와 같은 셈이다. 물론 600만원씩 12개월 저축해서 생기는 원금 7200만원은 없지만, 사회초년생으로서는 도저히 저축할 수 없는 금액(월 600만원)이 만들어내는 이자를 결심만 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Insurance: ‘위험에 대비하라’

일반적으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을 활용한다. 보험은 뜻밖의 재무적 손실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갈 사회초년생은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다양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먼저 질병과 상해 위험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것?실손의료보험이다. 병의원 및 약국에서 발생한 의료비 중에서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상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본인부담금 및 비급여)를 보험회사가 보상해주는 민영의료보험이다. 실제 발생한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제2의 건강보험’이며 특히 국민의 대다수인 약 3200만명이 가입돼 있어서 ‘국민보험’이라고 할 정도로 필수적인 위험대비 상품이다. 현재 가입할 수 있는 대부분 실손의료보험은 1년 만기로 자동 갱신되며 15년마다 재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자기부담금 10%(선택형)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질병으로 입원해 퇴원하기까지 본인부담액이 총 500만원이 발생한 경우 자기부담금 10%(50만원)를 제외하고 450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받는다. 다만 비급여 부분에 대한 자기부담금은 2015년 9월 20%로 통일됐다. 실손의료보험 외에 암을 비롯한 중대한 질병(critical illness)에 대비해서 정해진 보장금액을 지급받는 정액보험도 고려해볼 만하다.

○Saving: ‘시간과 목표에 투자하라’

나무 중에 최고로 치는 ‘모죽(毛竹)’은 씨를 뿌린 후 5년 동안 아무리 물을 주고 가꾸어도 싹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어느 날 손가락만 한 죽순이 돋아나고 주성장기인 4월이 되면 갑자기 하루에 80㎝씩 쑥쑥 자라기 시작해 30m까지 자란다고 한다. 학자들이 땅을 파보았더니 대나무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나가 10리가 넘도록 땅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5년간 숨죽인 듯 아래로 아래로 뻗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기다림의 끝, 임계점에 도달하자 폭발적인 성장력을 보여주는 것이 모죽이다. 모죽의 사례에서 시간과 재무목??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사회초년생은 생애주기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들을 경험하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률을 좇아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자칫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사회초년생은 목표를 가지고 시간에 투자해야 한다.

○Execute: ‘실행하라’

재무설계는 개인의 일생에 걸친 재무목표(결혼, 주택구입, 출산, 노후대비 등) 달성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전략도 중요하지만 실행이 되지 않는 계획은 허망한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된다. 취업도 힘들고 삶도 빡빡한 한국 사회를 지옥에 비유한 것이다.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 결혼, 주택 구입, 출산 등 포기하는 게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는 뜻의 N포 세대라는 말도 있다. WISE 법칙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꿈을 완성하는 재무설계를 지금 시작해보자.

김태우 한경 생애설계센터 객원연구원(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국제공인재무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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