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할수록 실적 악화"…미국 백화점도 골머리

입력 2016-06-05 19:24
세일 제품만 팔리고 명품고객은 발걸음 돌려
가격에 대한 불신도 확대


[ 강영연 기자 ] “미국 패션·유통회사들이 세일을 할수록 실적이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4일(현지시간) “소비자들이 세일 기간에만 지갑을 열면서 지난 1분기 갭,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패션·유통회사 실적이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세일이 문제가 되는 이유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두 가지를 꼽았다. 업체들은 일부 세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면 이들이 다른 제품도 구입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할인하는 상품만 구입해 간다.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 이유다. 세일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은 세일을 하지 않는 기간에는 매장을 찾지 않아 매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져든다는 게 비즈니스인사이더의 지적이다.

매장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사라진다. 미국 메이시스백화점이 할인행사를 하면 그곳을 찾은 소비자가 명품 핸드백을 살 생각이 있더라도 그 백화점에 있는 매장에서는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한구석에 있는 클리어런스 세일 매장이 점포 전체를 하나의 행사장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세일이 자칫하면 백화점 전체를 싸구려 매장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嫄穗?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샤, 페이스샵 등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는 매달 한 번 세일을 한다. 매달 초 젊은 화장품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 일정을 공유한다. 소비자들은 세일 기간을 기다려 제품을 구입한다. 이는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제값에 제품을 구입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제품 가격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세일의 한계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개선엔 소극적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치킨게임과 비슷하다”며 “다른 업체들이 세일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할인행사를 계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외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조언했다. 베티 첸 미즈호증권 상무는 “자라 등 패스트패션 업체들은 소비자가 많이 사지 않는 제품은 생산과 판매를 즉시 중단한다”며 “지금 사지 않으면 제품을 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소비자들이 제값을 치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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