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건설 반대해 온 강남구
개발 허가제한지역 지정하자
서울시, 직권 취소로 강경대응
[ 조수영 기자 ]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 임대주택 건립을 놓고 서울시와 강남구가 충돌하고 있다.
수서동 727 일대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서울시 방침에 반대해온 강남구는 3일 이 지역을 ‘개발행위 허가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직권취소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강남구는 전날 주민설명회와 구 도시계획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수서동 727을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고시했다. 이렇게 되면 이곳에선 건물 건축을 비롯해 토지형질변경, 토지분할 등의 행위를 3년간 할 수 없다.
이곳은 서울시가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을 위한 임대주택인 행복주택 41가구를 조립식(모듈러) 주택으로 짓는 방안을 추진해온 지역이다. 모듈러 주택은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건물이 들어설 터에 통째로 옮겨 조립하는 집을 말한다.
강남구는 이 지역이 도로와 인접해 소음, 분진 등에 노출되기 때문에 주거지역으로 적절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이 지역은 앞으로 5개 철도 노선이 환승하게 돼 교통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교통시설을 확충하고 광장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강남구 고시를 직권으로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 169조는 자치구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해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되면 시장이 서면으로 시정을 명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근에 광장 조성 계획이 이미 충분한데 광장을 추가로 만드는 것은 중복 사업”이라며 “우선 시정 명령을 내리고 1주일이 지나면 고시를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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