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시장 지각변동
스타벅스 콜드브루 커피, 한 달 만에 20만잔 판매
미국선 작년부터 인기몰이
캔·컵커피 세분화로 성공…달달한 믹스 성장세 꺾여
[ 노정동 기자 ]
커피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하면서 콜드브루(cold brew)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구입하자마자 바로 마실 수 있다는 의미의 ‘레디 투 드링크(ready to drink:RTD)’ 커피 시장도 다양한 제품 출시와 함께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저렴한 믹스커피 소비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단맛의 믹스커피 대신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커피제품이 쏟아지면서 커피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뜨는 더치커피
올해 국내 커피업계의 주인공은 콜드브루(더치커피)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지난 4월 전국 100개 매장에서만 콜드브루 커피를 선보였는데 출시 한 달 만에 20만잔이 팔렸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매장마다 물량이 부족해 못 팔 정도로 인기”라며 “이달 안에 콜드브루 판매 장소를 전국 87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커피전문점도 상황이 비슷하다. 작년 1월 시험적으로 콜드브루 제품을 선보인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콜드브루 인기에 서울 논현동 매장에 ‘콜드브루존’을 마련했다. 할리스커피 역시 이달부터 콜드브루 판매를 시작했다.
콜드브루는 원두를 찬물에 침전시켜 장시간 우려내는 커피를 말한다. 짧게는 3시간 길게는 24시간 우린다. 일반 커피에 비해 산도가 낮아 목 넘김이 부드럽고 풍미가 깊은 게 특징이다. 커피를 마시면 속이 쓰린 경우는 산 때문인데 콜드브루는 열처리하면서 방출되는 산화 기름이 생기지 않아 위에도 부담을 덜 준다. 흔히 쓰이는 더치커피라는 용어는 네덜란드풍(Dutch) 커피라는 뜻에서 붙여진 일본식 표현이다.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만 소량으로 소비되던 콜드브루가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지난 3월 한국야쿠르트가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 찰스 바빈스키와 협업해 ‘콜드브루 바이(by) 바빈스키’를 내놓으면서다. 이 제품은 출시 후 하루 평균 10만개(2억원어치) 정도 팔리며 인기몰이 중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미국에선 이미 작년부터 콜드브루가 가장 인기 있는 커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견고한 캔커피
‘레디 투 드링크’ 시장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캔 커피, 컵 커피, 병 커피가 RTD 커피에 해당한다. 2014년 9700억원 규모였던 RTD 커피 시장 ?작년에 1조1000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었다. 특히 RTD 제품의 주요 유통채널인 편의점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 1~5월 편의점 CU에선 RTD 커피 매출이 24%, GS25에선 37% 증가했다.
RTD 커피 시장은 롯데칠성음료(레쓰비·칸타타) 동서식품(티오피) 코카콜라코리아(조지아) 남양유업(프렌치카페) 매일유업(바리스타) 일동후디스(앤업카페) 같은 제조사들뿐만 아니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같은 커피전문점들도 70~80여종의 제품을 쏟아내며 경쟁하고 있다. CU와 GS25 같은 편의점도 자체브랜드(PB) 제품을 들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는 믹스커피
저렴한 가격과 달콤한 맛 때문에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온 믹스커피의 인기는 점점 시들고 있다. 2012년 1조3500억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이 시장은 △2013년 1조2800억원 △2014년 1조1500억원 △2015년 1조800억원으로 4년 만에 20% 줄었다. 국내에서 이 시장의 83%를 점유하고 있는 동서식품의 믹스커피 매출도 2013년 9210억원에서 작년 8067억원으로 12% 감소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며 “믹스커피에 함유된 프림과 설탕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도 반영된 추세”라고 설명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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