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늘어나는 '안정지향 투자모색형', 재무상담 서비스 활용해야

입력 2016-05-31 18:38
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10) 금융소비자 유형





질문1. “금융상품을 고를 때 원금 보존과 수익률 중에서 어느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질문2. “투자를 결정할 때 전문가의 의견에 의존하는 편인가, 스스로 결정하는 편인가.”
질문3. “투자자 교육(또는 재무설계 교육)과 전문가의 재무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는가.”

금융소비자의 유형을 구분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질문1에 대해 원금 보존을 중시한다고 답한다면, 금융상품 가운데 은행 예·적금, 국채,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선호하는 사람이다.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나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에도 관심을 갖지만, 주식형 펀드나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ELS는 꺼린다. 원금 보존을 중시하는 사람은 대체로 질문2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에 의존하는 편이라고 응답한다. 스스로의 투자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전문가 의견을 따르는 것이다.


원금 보존을 중시하고, 전문가의 의견?의존하는 사람들은 질문3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뉜다. 한 그룹은 투자자 교육과 재무상담 경험이 없이 원금 보존에만 치우쳐 있는 유형으로, ‘소극적 원금보존 중시형’으로 이름 붙일 수 있다. 이 유형은 펀드투자 경험이 아예 없거나, 과거에 펀드에 투자한 경험이 있더라도 지금은 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른 그룹은 원금을 지키는 데 치중하면서도 투자자 교육과 재무상담을 경험해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유형으로, ‘안정지향의 투자모색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유형은 펀드에 투자하고 있거나, 과거에 펀드에 투자하다가 지금은 중단한 상태지만 투자를 재개하려는 사람이다.

질문1에서 수익률을 중시하고, 질문2에서 전문가 의견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은 ‘적극적 스스로 투자형’에 해당한다. 이런 사람은 주식형 펀드는 물론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스스로의 투자실력을 보통 수준 이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전문가 의견에 의존하지 않고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세 가지 금융소비자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펀드투자자 조사(2013년) 자료를 분석한 연구(백은영·고화정, 2015년)에 따르면 ‘소극적 원금보존 중시형’이 약 절반(49.2%)을 차지했다. ‘적극적 스스로 투자형’이 32.4%, ‘안정지향의 투자모색형’이 18.4%였다. 설문조사 분석 결과는 세 유형의 비중이 5 대 3 대 2로 나타났지만, 재무설계 및 교육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추세는 ‘안정지향의 투자모색형’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저금리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고 판단해 ‘소극적 원금보존 중시형’에서 옮겨오는 사람이 많은 것이 이런 증가세의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과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상품 때문에 ‘적극적 스스로 투자형’을 포기하는 사람까지 가세하고 있다.

위의 세 가지 질문을 통해 각자 자신이 어떤 유형의 금융소비자인지 생각해보자. ‘안정지향의 투자모색형’에 해당하거나, 다른 유형인데 이 유형으로 변화해야겠다고 느낀다면 재무 교육과 재무상담을 적극 활용하기를 권한다.

특히 자신의 투자실력을 상당히 미숙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소극적 원금보장 중시형’이라면 재무 교육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재무 교육은 투자자 교육, 재무설계 교육,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여러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개인 입장에서는 양질의 내용을 제공하는 교육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과 기관, 단체 등에선 직원들을 위해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재무상담은 전문가가 개인의 재무상황을 파악해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자산배분과 투자계획을 제시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전문가에게 자신의 재무상황을 소상히 밝혀야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재무상황을 자세히 밝히기가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재무상담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펀드투자자 조사(2015년)에 따르면 2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재무설계 상담을 희망하는 사람의 비중이 80%를 웃돌았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돈 관리’가 어튿?때문이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대응해 은행 및 보험회사를 비롯 중소 재무설계 전문업체에 이르기까지 재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급증하고 있다. 이 중 대다수는 무료 상담을 내세우고 있다. 금융소비자로선 수많은 무료 상담 제공자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만족스러운 상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유료보다 무료가 낫지만, 금융상품 판매를 위한 수단으로 무료 상담을 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금융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 소비자로서 자신의 유형을 생각해보고, 재무 교육과 재무상담의 활용 방법을 따져보자.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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