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보다 낫다"…현대상선 채권 투자자, 출자전환에 99.9% 동의

입력 2016-05-31 17:42
사채권자 집회 첫날

6300억 채무조정…1일 1700억도 통과될 듯
용선료 협상 성공 이어…해운동맹 가입 '탄력'


[ 안대규 / 하헌형 기자 ]
현대상선의 회사채 출자전환과 만기연장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용선료(선박 임차료) 인하와 채권재조정이란 두 관문을 통과하면 현대상선은 사실상 마지막 고비인 ‘해운동맹 가입’ 과제만 남는다.

○“법정관리 막자” 압도적 동의

31일 열린 사채권자 집회는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이 진행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충현 상무가 부연 설명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 사장은 현대상선이 회생하려면 사채권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현대상선은 공모사채 채무재조정과 용선료 인하로 상당한 비용을 줄여 당기순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해운동맹에 가입하고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것도 장기적인 호재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조정된 회사채의 채권자들은 주로 법인이었다. 이들?99.9% 동의로 현대상선이 제시한 6300억원에 대한 채무재조정안을 통과시켰다. 채무재조정 대상 8043억원어치 공모사채 가운데 75%는 산업은행(1200억원), 단위농협·신협·새마을금고(4800억원) 등 법인이 보유하고 있다. 집회에서 채권자로 참석한 장봉남 선운산농협 이사는 “법정관리라는 파국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31일과 6월1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단위 농협 전체가 채무재조정안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6월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대상 채권자들로부터 사전 동의를 상당수 받은 상태다. 개인 채권자가 대다수인 186회차 집회는 전체 발행 잔액의 3분의 1에 대한 동의를 받아놓았다. 현대상선은 이를 위해 한 달 전부터 직원 200여명을 동원해 전국 각지의 개인 채권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의결권 위임을 유도하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자 ‘즉시 현금화 가능’

이날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채무재조정으로 이자를 손해보지만 출자전환으로 받게 되는 현대상선 주식을 바로 매각할 수 있는 점은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출자전환시 한 주당 전환 가격을 할인율 30%를 적용해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 주가를 2만원이라고 했을 때 전환 가격은 1만4000원이 되는 것이다. 현대상선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채권자가 원하면 100% 출자전환도 가능하다. ‘현대상선180’ 10만원어치를 산 투자자가 100% 출자전환할 경우 현대상선 주식(주당 1만8000원) 5주와 현금 1만원을 받는다. 액면가 1만원인 현대상선180의 현재 매매가가 6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4000원의 차익을 얻는 셈이다.

현대상선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채무재조정 과정에서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 등에 대한 7 대 1 차등감자와 채권단과 외국 선주, 사채권자의 약 1조3000억원 출자전환이 예고됐다.

보통 채권단 출자전환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기 때문에 법상 의무보호예수 규정에 따라 6개월가량의 ‘록업(일정기간 매도 제한)규제’를 받아왔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출자전환 주식을 받게 되는 사채권자들과 외국 선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바로 매각이 가능하도록 ‘공모’ 형식을 취한 ‘사모’ 방식의 유상증자로 이 규제를 피해갔다.

안대규/하헌형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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