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강호' SM6·말리부…'2강' 쏘나타·K5…'저가 공세' 알티마…"중형세단 진짜 명작 가리자"

입력 2016-05-30 19:32
[ 김정훈 기자 ]
전문직 종사자인 A씨(39)는 최근 가솔린 중형 세단 차량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에 타던 준중형차는 지인에게 싼 값에 넘기고 새 차를 장만하려고 한다. 그가 쇼핑 리스트에 올려놓은 차는 닛산 알티마, 르노삼성자동차 SM6, 한국GM 말리부 등이다. A씨는 “처음에는 SM6나 말리부 중에 어떤 차를 살까 알아봤는데 친구가 국산 중형보다는 2990만원짜리 알티마를 추천해 좀 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B씨(47)는 지난 10년간 르노삼성 SM5를 몰다가 올여름에 한국GM의 신형 말리부를 구매할 생각이다. 말리부의 넉넉한 실내 공간이 마음에 들어 굳이 준대형 세단으로 옮겨 탈 생각은 없다. 그는 “말리부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중형 세단 ‘5車 전쟁’ 막 올랐다

국내 중형차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기아자동차 K5의 양강구도에서 후발 주자인 SM6와 말리부가 강력한 신차 효과를 뽐내고 있다. 국산 중형 세단 4종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SM6는 자사 대표 세단 역할을 하던 SM5를 대체하고 있으며 말리부는 시장 풩돋?바꾸는 ‘게임 체임저’로 급부상할 조짐이다.

지난 3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SM6는 한 달 만에 사전계약 2만대를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달 19일부터 출고를 시작한 말리부도 사전계약 3주 만에 1만5000대의 선주문을 받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SM6는 고급스러움을 앞세운 실내외 디자인이 국산 중형차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데 고급형 세단으로 통한다. 국내에서 SM6를 사는 소비자 중 90% 이상은 실내 8.7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옵션으로 선택하고 있다. SE 등급(2592만~2754만원)부터 장착할 수 있다.

말리부는 동급 차량 중 가장 긴 차체(4925㎜)와 휠베이스(앞뒤 바퀴 간 거리·2830㎜)를 갖춰 기존 준대형차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 전장만 보면 그랜저보다 약간 더 길다. 1.5 터보 모델의 소비자가격은 2310만~2901만원으로 SM6 1.6 터보(2754만~3190만원)보다 싸다. 여기에 동급 최다인 8개 에어백을 장착해 안전성을 강화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GM 관계자는 “말리부의 넉넉한 사이즈와 2300만원 선에서 시작하는 가격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그랜저·임팔라를 찾던 준대형 고객은 물론 아반떼·크루즈를 타던 준중형 수요까지 끌어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성 나선 쏘나타·K5…알티마는 국산 위협

현대·기아자동차의 공세도 만만찮다. 현대차는 경쟁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위협 요인이 되자 2017銖?쏘나타를 지난 4월부터 조기 투입하고 반격에 나섰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편의사양을 추가한 신규 트림(케어플러스 등)을 제품군에 추가했다. 기아차는 7월부터 K5에 ‘기아 T맵’ 서비스를 지원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이용하던 실시간 내비게이션 T맵을 차량 내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수입 중형차도 2000만원대로 가격을 낮춰 국산차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닛산은 3년 만에 상품을 변경한 주력 세단 알티마 가격을 최저 2990만원에 내놨다. 이 같은 가격을 내세워 신차 출시 한 달간 500대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이 중 2.5 모델(2990만~3290만원)이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가격 인하 카드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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