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다운사이징 터보자동차 '승승장구'

입력 2016-05-30 19:21
'디젤차 수난'속 빛나는 전략
배기량 줄이면서 출력은 동일하게 유지
신형 말리부도 전라인 가솔린 터보 출시


[ 장창민 기자 ]
연비 조작 사태에 이어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며 경유(디젤)차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모델을 계속 내놓고 있는 한국GM의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예전 고성능·고가 차량에만 터보 장치를 장착했으나 최근엔 엔진 배기량은 줄이면서 출력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해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국GM은 2013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부터 시작해 지난 3년간 다운사이징 기술을 지속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신형 말리부도 전 라인업을 가솔린 터보 모델로만 출시했다.

최근 디젤차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회사의 배기가스 조작에 이어 미세먼지 문제까지 겹치며 ‘클린 디젤’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서다. 한국GM은 이번 디젤 사태의 수혜자로 꼽힌다. 주력 브랜드인 쉐보레에는 크루즈, 올란도, 캡티바, 트랙스만이 디젤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루즈 등을 통해 터보 모델 트렌드를 선도해왔다. 2013년 초 소형 SUV 트랙스를 출시한 데 이어 같은 해 말 크루즈 터보 모델에 같은 1.4L 에코텍 터보 엔진을 탑재하며 국내 다운사이징 터보 트렌드의 포문을 열었다.

한국GM 관계자는 “당시 다른 완성차 업체의 가솔린 터보 모델이 있었으나, 이들은 대부분 기존 모델의 엔진과 같은 배기량을 사용하면서 성능을 조금 높인 버전이라는 점에서 엄밀하게는 다운사이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랙스와 크루즈 터보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엔진 배기량을 줄이면서도 연비와 성능을 높인 진정한 의미의 다운사이징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터보 모델의 판매 비중 역시 한국GM이 가장 높다. 올해 1~4월 아베오와 크루즈의 판매량 중 터보 모델 비중은 각각 100%, 49.4%에 달했다. 같은 기간 트랙스도 터보 모델이 전체 판매의 46.3%를 차지했다.

한국GM 관계자는 “2014년 소형차 아베오의 전 라인업을 터보 모델로 교체했으며 최근 출시한 신형 말리부까지 전 라인업을 터보 모델로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은 디젤 엔진 못지않은 강력한 토크와 가속 성능을 갖췄음은 물론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적은 진동과 소음 덕분에 승차감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성능은 좋아졌는데 가격은 착해졌다. 동급의 같은 출력을 가진 경쟁사 모델에 비해 한국GM의 다운사이징 터보를 탑재한 차는 100만원 이상 가격이 낮다. 신형 말리부도 이에 해당한다. 터보 모델이 일반 모델 대비 200만원 이상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신형 말리부의 뛰어난 경쟁력을 입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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