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기열 기자 ]
한국신용평가가 현대증권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리고, LIG투자증권은 한 단계 내렸다. KB금융그룹 편입 여부가 신용등급 변화의 향방을 갈랐다는 해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7일 현대증권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LIG투자증권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하향검토)’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두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바꾼 것은 최대주주 변화다. KB금융지주는 현대상선과 특수관계인의 현대증권 지분(22.6%)을 1조2428억원에 인수하면서 현대증권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LIG투자증권의 최대주주도 바뀌게 됐다. 선박부품사 케이프 계열 사모펀드(PEF)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KB손해보험의 LIG투자증권 지분(82.4%)을 1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5일 두 증권사의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면서 현대증권은 KB금융그룹에 편입된 반면 LIG투자증권은 KB금융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나게 됐다.
안지은 한신평 연구위원은 “현대증권은 유동성 부족 등 위급한 상황 발생 시 그룹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LIG투자증권은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며 신용등급 조정 이유를 밝혔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하면 1분기 말 기준 총자산 28조8000억원, 자기자본은 3조8000억원으로 대형 증권사가 된다. 반면 LIG투자증권의 새로운 대주주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총자산 1551억원, 자본금 882억원에 불과해 지원 여력이 적다는 분석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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