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필, 최장수 비결은 '현장'…"임기 5년 채울 오동필"

입력 2016-05-29 18:00
수정 2016-05-30 11:29
'정부 CEO' 24시
'장관 3년3개월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동필의 '1234'
한 달에 두 번 세 시간 사람들과 현장에서 소통
3년간 20만km 달리며 쌀시장 개방·FTA 설득


[ 이승우 기자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사진)은 세종 관가에서 본명보다 ‘오동필’이란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대통령 임기 5년을 함께할 사람이란 뜻이다. 이 장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3월부터 지금까지 3년3개월째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농식품부 장관 가운데 최장수였던 박종문 전 장관(1982년 5월~1985년 2월)과 박홍수 전 장관(2005년 1월~2007년 8월) 재임 기간을 훌쩍 뛰어넘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장관의 열정과 성실함을 박 대통령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대통령 임기 말까지 함께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3년간 지구 5바퀴

이 장관의 ‘장수 비결’로 ‘현장 중심주의’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이 장관은 취임 직후 ‘이동필의 1234’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한 달에(1), 두 번(2) 이상 현장을 찾아가 세 시간(3) 이상 현장에 머무르며 泳宕?4)과 소통한다는 뜻이다. 3년 넘게 이 약속을 지키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취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이 장관이 현장 방문을 위해 차로 이동한 거리만 19만6723㎞, 방문한 지역은 571곳에 이른다. 서울과 부산(경부고속도로 기준 416㎞)을 236번 왕복한 셈이다. 지구 둘레(약 4만㎞)를 다섯 바퀴 돌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이 장관은 “고령화·개방화 등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난제 속에서 농정을 이끌어가기 위해선 농정에 대한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현장과의 충분한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쌀시장 개방(쌀 관세화 유예 종료)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등 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현장 중심 소통으로 큰 문제 없이 갈등을 해결했다는 평가다.

○‘옆집 아저씨 스타일’

진정성도 이 장관의 ‘롱런 비결’로 꼽힌다. 취임 초기만 해도 연구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출신 장관의 조직 장악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장관은 30년 넘게 농업정책 연구로 한우물을 파온 전문성으로 조직을 이끌었고, 특유의 ‘옆집 아저씨 스타일’의 친근함으로 소통에도 앞장섰다.

이 장관은 보조금을 올려달라는 농민들과 만나 “돈만 밝히지 말라”고 스스럼없이 말할 정도로 신뢰를 쌓았다. 쌀시장 개방이나 한·중 FTA 체결 당시 반대하던 농민단체를 매일 찾아가 설득시킨 것도 이런 친화력 덕분이라는 평이 많다. FTA에 반대하던 농민들을 중국으로 보내 득(得)이 더 많음을 확인시킨 것도 이 장관의 아이디어였다. 현 정부의 핵심 농업정책인 ‘6차산업화’를 무난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장관의 좋은 평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인사 적체 불만도

이 장관 재임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로 인한 조직 내 인사 적체 불만도 나온다. 여인홍 차관은 이 장관과 같이 부임해 지금까지 차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처 내에선 여 차관에 대한 별명이 ‘삼인홍(3년째 차관 하는 여인홍)’에서 올해는 ‘사인홍’으로 바뀌었다. 차관보와 식품산업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1급 자리도 변동이 없다. 지난해 4월 오경태 기조실장이 차관보로, 이준원 차관보가 식품산업정책실장으로 이동하는 등 1급 간 자리 바꾸기만 한 차례 있었다. 농식품부 한 고위 간부는 “공직사회 특성상 승진이 이뤄져야 조직의 활력도 생길 수 있는데 같은 인물이 계속 머무르다 보니 역동성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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