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제약그룹 바이엘이 미국의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를 사겠다고 나섰다는 보도다. 인수 제안금액이 현금으로 620억달러나 된다. 빅딜이 성사되면 사상 최대의 현금 M&A가 될 것이라고 한다. 몬산토는 이 제안에 일단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할 경우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몬산토는 연매출이 158억달러(2014년 기준)나 되는 세계 최대 농생물 회사요 종자회사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두의 97%가 몬산토 종자다. 무엇보다 유전자변형(GMO) 농산물의 87%가 몬산토의 특허 형질을 이용한 종자에서 나온다. 하지만 곡물가격이 하락하고 몬산토의 이미지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엘의 과감한 인수 시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도 들린다. 일부에서는 식량안보가 21세기 최대 과제인 만큼 미국 정부가 이 같은 빅딜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정작 세계 식량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도 세계 인구의 10% 이상이 만성적인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종자 개량은 필수 과제요 거대 비즈니스다. 화학기업이던 몬산토는 일찌감치 이 같은 추세를 파악하고 지속적 혁신을 통해 농약과 종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바이엘이 몬산토에 주목하는 부분은 이런 몬산토의 혁신 역량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화학업계의 재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다우케미컬과 미국 듀폰의 경영통합이 있었고 올해 2월에는 차이나켐(중국화공그룹)이 스위스 신젠타를 430억달러에 인수했다. 화학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바이오 농약과 바이오의약, 연료 등이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바이오화학 시대가 시작됐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기술과 자금의 다국적 기업이 이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제약기업 바이엘이 몬산토 인수에 도전한 것도 이 같은 변화의 하나다. 한국의 농화학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세계 종자시장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화학의 새로운 변화에 눈뜰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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