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0억 들여 공장 증설…2021년 완공 땐 글로벌 CMO 선두권 도약
[ 김형호 기자 ]
셀트리온이 연 14만L인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31만L로 크게 늘리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해외에서 급증하는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 수요에 대응하면서 다국적 제약사를 겨냥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셀트리온은 25일 이사회를 열어 5만L인 1공장을 10만L 규모로 증설하고 17만L 규모의 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공장 증설과 3공장 신설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3250억원이다.
1공장은 2018년까지 증설을 완료해 2019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3공장은 2019년 완공, 2021년 상업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3공장이 가동되는 2021년에는 생산능력이 연 31만L로 급증하게 된다. 글로벌 CMO 1위 업체는 연 30만L 생산능력을 갖춘 베링거인겔하임이며 스위스 론자(연 28만L)가 2위다.
셀트리온 측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등의 수요 증가와 ‘트룩시마’ ‘허쥬마’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의 생산 및 글로벌 제약사의 위탁생산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유럽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램시마는 1년 만에 유럽 시장점유율이 30%까지 오르며 원조의약품인 레미케이드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연간 7조원어치가 팔리는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유럽 허가도 신청해놓았다. 이르면 연말께 판매 승인이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최근 다국적 제약사와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고위 관계자는 “위탁생산 경험과 바이오시밀러 자체 개발역량을 갖추고 있어 경쟁사들보다 나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증설 및 신규 투자 결정은 이 같은 내외부 바이오시밀러 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해온 셀트리온이 CMO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삼성바이오와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에서 CMO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고 있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전담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까지 연간 생산능력 36만L를 갖춰 CMO 분야 글로벌 1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올초 3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CMO 생산능력 증설 경쟁에도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어 국내 업체 간 바이오의약품 주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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