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우리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전용 적금상품이 고금리에 목마른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다른 시중은행 적금상품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가 매력이라서지요.
지난 3월 국민 재산 늘리기의 일환으로 금융당국이 선보인 ISA는 초반에 ‘재테크 만능 통장’으로 불리며 빠르게 가입자 수를 늘렸습니다. 예·적금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업권을 넘나드는 다양한 상품을 한 계좌에 모은 데다 수익에 대해 일정 부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은 덕분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수료를 빼고 나면 그다지 큰 실속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출시 초반에 집중됐던 ISA 가입자 수는 최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아직 3%대 초반인 전체 인구 대비 가입률은 먼저 도입한 영국(40%), 일본(10%)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고요.
하지만 우리은행이 지난달부터 판매하고 있는 ISA 적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지난주까지 1만2600명이 가입했습니다. 계약금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고요. 우리은행은 예가람·고려 등 6개 저축은행과 단독으로 업무 협약을 맺고 ISA에서 가입 가능한 적금을 금융권 최초로 내놨죠.
ISA에는 예금뿐 아니라 적금상품까지 포함할 수 있지만 전산과 각종 금융 시스템 문제로 인해 은행들이 적금상품은 판매하지 않았거든요. 우리은행은 ISA 출시를 앞둔 지난해부터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상품 편입을 고민했고, 그 결과 저축은행중앙회와 손을 잡게 됐습니다.
ISA 전용 적금상품 금리는 최저 연 2.6%에서 최고 연 3.4% 수준(1년 이상 3년 이내 기준)입니다.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해도 시중은행 적금상품 금리가 연 2%를 넘기 어려운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고금리입니다.
무작정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처음에 몇 백억원 한도의 특별판매 형태로 ISA 전용 적금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자 저축은행과 추가 논의를 거쳐 판매 한도를 늘리기도 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적금상품도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보호가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예금자보호 한도가 넘지 않도록 기존에 가입한 상품들을 꼼꼼하게 미리 챙기는 식으로 완전판매를 위해 노력한 결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하더라고요.
다른 시중은행들도 우리은행 ISA 전용 적금의 인기를 목격한 뒤 뒤늦게 저축은행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종 세부 조건 등을 협의하고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일러도 올 하반기는 지나야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하네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지는 요즘 같은 때일수록 한 번 더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회사가 결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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