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투자③]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장기전…투자 한도 늘려야"

입력 2016-05-24 10:35
이름도 낯선 '크라우드펀딩'이 투자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회사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매력에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라우드펀딩이 주목받는다. 펀딩 대상도 카페·음식점 등 생활밀착형 기업부터 태양광·에너지 같은 전문 기업까지 다양하다. 투자업계에서는 저성장·저금리 상황과 맞물려 크라우드펀딩이 대체투자의 새 장을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크라우드펀딩이 나가야 할 방향과 풀어야 할 숙제를 3편으로 나눠 짚어봤다. [편집자주]


[ 김근희 기자 ]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후원형과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생겨난 것은 2~3년이 채 되지 않았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올 1월25일부터 정식으로 시작됐다.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중개업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국내 크라우드펀딩 성장성 높아

IBK투자증권은 지난 3월 증권업계 최초로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진출, 영화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고객상품센터장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IBK투자증권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크라우드 펀딩이 활성화된 미국이나 영국의 사례를 봤을 때 크라우드펀딩의 성장 잠재력은 분명히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리서치회사 매솔루션(Massolution)에 따르면 전 세계 크라우드 펀딩 규모는 2013년 61억 달러에서 2014년 162억 달러로 16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12% 늘어난 344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이제 막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다. 해외에 비해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다, 올해 1월에 들어서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임 센터장은 "초기에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보다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위주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임 센터장은 "미국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보면 대부분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중심"이라며 "하지만 최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매솔루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2014년 미국의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모집금액은 연평균 118% 성장했다.

임 센터장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성공 사례가 쌓이면 투자자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 "활성화 위해 홍보·교육 등 필요"

"아직 일반 투자자들 중 크라우드펀딩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적다. 크라우드펀딩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과 홍보 교육 등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 당장은 홍보나 교육 등으로 크라우드펀딩 자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 센터장은 "특히 이미 투자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수단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흥미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부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투자 한도를 늘릴 경우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현재 일반 투자자들은 1개 기업당 200만원, 연간 총 5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엔젤 투자자들의 투자한도는 연 2000만원으로, 기업당 1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임 센터장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분산투자가 필수적"이라며 "그러나 한도가 분산투자를 하기 어려울 만큼 낮다"고 했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1개 기업 당 200만원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많아야 3개 기업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는 "투자 한도가 낮기 때문에 초창기에 전문 기업 몇 군데에 투자를 하고 나면 이후 다른 곳에 투자를 할 수 없다"며 "한도를 조금 늘리는 것이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방안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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