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종 쎄미시스코 대표 "원가 절반으로 줄인 PCB기술 확보했죠"

입력 2016-05-22 19:21
한양대 기술 이전 사업화
원재료 은에서 구리 대체


[ 안재광 기자 ] 반도체·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업체 쎄미시스코(사장 이순종·사진)가 원가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인쇄회로 신기술을 확보했다. 인쇄회로기판(PCB), 터치스크린패널(TSP), 전자태그(RFID)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순종 사장은 “국내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가 개발한 ‘대면적 리플렉터에 관한 기술’을 이전받아 쎄미시스코가 사업화에 나서는 방식이다.

김학성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 개발한 이 기술은 인쇄회로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기존 인쇄회로 공정은 기판 전체에 구리막을 입힌 뒤 회로도를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식각 과정을 거쳐 긁어내 버렸다. 회로도를 기판에 곧바로 인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지만 금속막 표면에 녹이 스는 ‘산화’ 과정이 진행되는 게 문제였다. 산화로 인해 도전성(導電性)이 떨어지고 열이 발생해 회로도가 뚝뚝 끊어졌다.

김 교수 팀은 ‘광소결(IPL:intence pulse light)’이란 기술로 이 산화 문제를 풀駭? 회로도를 구리로 직접 인쇄한 뒤 기판 전체에 한순간 강한 빛을 쏴 산화막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을 구현해냈다.

이 사장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의 TSP 소재를 은에서 구리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재를 바꾸기만 해도 재료비를 10분의 1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는 “별도의 식각 공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공정 중 대부분 버리는 구리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식각 공정에 필요한 장비와 식각액 등 환경오염 물질을 없앨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사장은 “기존 인쇄회로 방식 대비 80~90% 수준의 도전성이 나온다”며 “아주 정밀한 제품을 제외하고는 범용 제품에 대부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쇄회로 기술이 적용되는 PCB와 RFID, 태양광 전지 등이 적용 분야다. 이 사장은 “광소결 장비를 만들어 올 하반기 사업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쎄미시스코의 기존 검사장비 사업 전망도 밝다. 주력 고객사인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뿐 아니라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올해 매출은 작년(약 91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매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그동안 무차입 경영을 했기 때문에 재무상태가 좋다”며 “앞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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