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G7 정상회의 앞두고 외환시장 개입 신경전 고조
[ 워싱턴=박수진 기자 ]
오는 26~27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아데왈리 아데예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성장과 무역 흐름이 약화된 때 통화가치 절하로 무역에서 상대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는 세계 경제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같은 나라는 외환시장 개입이 아니라 재정정책을 통해 금융시장에서의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며 “환율조작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국가는 경제적 혼란에 직면하더라도 합의를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들어 중국 상하이(2월)와 미국 워싱턴(4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통화가치 절하보다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내수 부양에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앞서 지난 13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도 한 언론 행사에서 “환율전쟁이 세계 경제에 해를 입힐 수 있다”며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통화가치 절하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환율을 비롯해 그 어떤 것이라도 물가 목표치 달성을 위협한다면 추가 금융완화 정책 등으로 신속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도 16일 “엔화 움직임이 너무 과도해지면 외환시장 개입은 선택할 수 있는 대응방안 중 하나”라며 “이번 회의에서 필요하면 통화 관련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은 20~21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와 26~27일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올 들어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10% 가까이 상승하면서 재계로부터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라는 강력한 압박을 받고 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게이단렌 회장은 최근 “(정부가) 엔화 강세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재계와 정치권으로부터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주요 무역상대국의 환율조작에 맞서 싸우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환율보고서에서 중국과 일본, 독일, 한국, 대만을 ‘환율정책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이들이 미국을 상대로 부당한 무역이익을 얻는지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수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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