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름 기자 ]
면세점 관련주(株)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이은 신규 시내면세점 개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면세점 이슈에 시장이 피로를 느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7개 면세점주의 주가(19일 종가 기준)는 지난달 말 대비 평균 6.9% 하락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 SK네트웍스가 10% 넘게 떨어졌고 호텔신라와 현대백화점도 5% 이상 내렸다.
5월 들어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곳은 지난 18일 시내면세점 명동점 오픈 효과를 누린 신세계와 1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난 하나투어뿐이었다.
문제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매장 오픈에도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신규 오픈에 따른 효과보다는 과도한 경쟁에 따른 부정적 전망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호텔신라는 HDC신라면세점의 프리 오픈을 진행한 지난해 12월24일 1.99% 오르며 8만200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20여일만에 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프리오픈 전날부터 11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0만원대였던 주가가 7만원대로 급락했다. 프리오픈 때 6.93% 급등하며 면세점 효과를 누렸던 하나투어도 그랜드오픈 때는 오히려 0.9% 하락했다. 이날 두타면세점을 오픈한 두산도 1%대 하락세다.
영업을 시작한 면세점들의 초반 성적이 부진한 데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4개 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하기로 하면서 시내면세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8일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명동점 사업 계획을 세우고 특허를 신청할 때에 비해 시장 상황이 변했다"며 "MD(상품기획) 브랜드 유치 진행사항 등에 따라 (매출 목표를) 미세조정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목표 하향을 인정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신규 업체의 영업이 시작되는 2017년 하반기까지 현재 업체들의 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사업을 시작한 사업자들은 기존 사업자를 따라잡기 위해 높은 수수료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신규 사업자의 수익성은 중장기적으로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면세점의 이익 가시화는 3분기 이후가 돼야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갤러리아면세점 63이 7월 그랜드 오픈에 들어가고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여행객 수요가 급증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개장 초기이기 때문에 매출이나 수익성이 정상 궤도에 올라온 것은 아니다"라며 "여름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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