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0달러 뉴노멀 시대 온다…정유·화학주 선제 대응 나서야"

입력 2016-05-19 18:34
'유가 족집게' 손지우 SK증권 연구원


[ 김익환 기자 ] “국제 유가는 앞으로 10년간 배럴당 30달러 수준에서 맴돌 겁니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언저리까지 치솟았지만 하반기에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국제 유가 족집게’로 유명한 손지우 SK증권 연구위원(사진)은 19일 “최근 10년간 유가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면 아람코 엑슨모빌 로열더치셸 등 소수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국제 유가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업체가 에너지 시장 과점 체제를 굳히기 위해 국제 유가를 배럴당 30달러 안팎에서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5~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업체 아람코의 원유 판매가격(OSP)과 국제 유가는 정비례 관계였다. 글로벌 에너지업계 ‘거인’들이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결정적이라는 뜻이다.

손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저유가 시대를 주도해 페트로브라스 등 신흥국 에너지업체를 존폐 기로에 몰아넣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을 같은 방식으로 막을 것”이라고 진단했?

그는 “국가 재정이 바닥을 드러낸 중남미 국가 등은 원유 감산에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급 여건을 봐도 국제 유가는 배럴당 30달러에서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든 2014년 초 “유가가 28달러까지 폭락할 것”이라는 내용의 리포트를 수차례 내놨다. 당시 증권가의 반응은 차가웠다. 아람코 등 대형 에너지업체들이 신규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출혈 경쟁도 마다할 수 있는 한계선이 배럴당 28달러로 분석됐다. 시장에선 그의 주장을 ‘음모론’으로만 치부했다. 하지만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올 2월12일 배럴당 26.21달러까지 떨어지자 주변의 시선이 달라졌다. 그의 리포트를 정리해 지난해 말 출간한 《오일의 공포》는 이제 에너지업계에서 필독서로 통한다.

손 연구위원은 “정유·화학주 주가 및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의 가격 차이)은 국제 유가와 정비례 관계”라며 “1996~2016년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과 두바이유 가격의 상관관계는 0.66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제마진과 기초화학 관련 사업에만 매달리는 기업들은 저유가 시대에서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조선업계의 전철(前轍)을 밟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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