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게이트' 촉발시킨 폭스바겐…한국·미국선 리콜 계획도 못잡아

입력 2016-05-18 19:32
[ 강현우 기자 ] 지난해 9월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폭스바겐 디젤차의 배출가스 조작을 밝힌 이후 8개월이 지났지만 폭스바겐의 ‘디젤스캔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진원지인 미국에서 리콜 계획을 승인받지 못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리콜 계획을 두 차례 반려당했고 수조원대 집단소송도 걸려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5억8200만유로(약 2조1104억원) 순손실을 냈다. 2015년 109억유로(약 14조57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에 비하면 배출가스 조작 여파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배상과 차량 재매입에 필요한 충당금을 102억유로(약 13조6075억원) 추가한 것이 적자 전환의 주된 이유였다.

미국 정부는 폭스바겐을 상대로 최대 900억달러(약 106조원) 규모의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고 세계 기관투자가 280여곳은 독일 법원에 33억유로(약 4조402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국내에서도 4000여명의 폭스바겐 보유자가 한국과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걸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미국 정부와 소비자 손해배상 방안에 합의했다. 미국에서 판매한 조작 차량 60만대 중 일부를 다시 사들이고, 기존 폭스바겐 차량 보유자에게 총 10억달러(약 1조1830억원) 이상을 배상하기로 했다. 차량 한 대에 평균 1700달?약 201만원) 수준이다.

폭스바겐이 전 세계에서 리콜해야 할 차량은 총 1100만여대에 달한다. 지난달 말 유럽에서 처음으로 리콜에 들어갔을 뿐 미국과 한국에선 아직 리콜을 시작하지 못했다. 한국 환경부는 지난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폭스바겐의 리콜 계획이 미흡하다며 반려했다.

디젤스캔들 이후 미국과 한국에서 폭스바겐 판매량은 10% 이상 줄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8개월간 미국 판매는 총 20만7792대로 전년 동기보다 10.2% 감소했다. 한국에서도 같은 기간 10.1% 줄어든 1만9303대 팔렸다.

지난달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78.6% 급감한 78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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