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어주 확대" vs "성장주 담을 기회"

입력 2016-05-18 19:24
미국 금리인상, 6월이냐 하반기냐…엇갈리는 증권사 투자전략

6월 미국 금리인상한다면
주식시장 변동성 커질 가능성…위험자산보다 국채 등 늘려야

하반기로 미뤄진다면…조정기에 주식비중 확대를
헬스케어·게임·엔터주 주목…IT·자동차 등 수출주 환율 수혜


[ 윤정현 기자 ] 오는 6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들이 1% 안팎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에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달러 가치의 상승, 신흥국의 자금 이탈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은 팽팽하게 엇갈린다


◆가라앉은 투자심리

18일 코스피지수는 0.58%(11.33포인트) 하락한 1956.73에 장을 마쳤다. 오전 한때 1950선마저 뚫리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폭을 줄였다. 기관이 대규모 순매도 물량(1900억원)을 쏟아낸 가운데 외국인의 순매수(292억원)는 소극적이었다. 지수가 1950선으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3월9일(1952.95) 이후 2개월여 만이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였고 중앙은?Fed) 정책 위원들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은 미국의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또 달러 강세를 이끌어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 증시에 유입됐던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엇갈리는 전망과 전략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국내 주요 증권사 여덟 곳의 리서치센터장, 투자전략팀장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세 명은 6월에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다섯 명은 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미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인상 예상 시기에 따라 자산 배분에 대한 조언 방향도 달랐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월을 포함해 올해 두 차례 이상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봤다. 조 센터장은 “결국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도가 문제”라며 “이번 금리 인상은 경기모멘텀보다는 불확실성 확대, 유동성 위축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경기방어주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6월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본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매크로전략팀장도 “당분간 위험자산보다 국채 등의 비중을 늘려갈 것”을 권했다. 다만 6월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등의 일정 때문에 하반기 인상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6월은 아닐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9월이나 12월에 한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와 그리스 부채 만기 도래,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Fed는 지난해보다 더 보수적인 자세로 대내외 위험요인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이 하반기로 미뤄지고 횟수도 줄어든다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정기에 주식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부장은 “9월에 금리가 인상되면 3분기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4분기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과잉 완화로 혜택을 볼 에너지, 소재업종과 상반기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헬스케어, 게임, 엔터 등 성장주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6월도, 9월도 아니라 12월을 금리 인상 시기로 예상한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수혜를 볼 수 있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 관련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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