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선까지 밀린 홍콩H 지수…속타는 ELS 투자자

입력 2016-05-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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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형석 기자 ] 올해 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8000선 근처까지 밀렸다. 올해 2월 저점(7498.81)에 비해선 여유가 있지만 지난달 고점(9237.90)보다는 10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홍콩H지수는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가를 반영하는 지수로 상하이종합지수를 추종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은 40개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73%가 은행과 보험사다. 공상은행과 핑안보험 등이 금융업종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시노펙을 필두로 한 에너지 기업도 홍콩H지수 시가총액의 11%를 차지한다.

최근 홍콩H를 포함한 중국 증시는 4월 경제지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6% 늘어 전문가 예상치(6.6% 증가)를 밑돌았다. 소비 바로미터인 자동차 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8.9% 늘어난 3월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믿음이 형성되기엔 근거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바닥이 가까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본토 증시의 MSCI지수 편입, 홍콩과 선전 증시 문호를 개방하는 선강퉁 등이 가시화되는 하반기부터는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시나리오다. 박희찬 미래에셋超?연구원은 “올 들어 부동산으로만 몰리던 중국 내부 자금이 6~7월을 기점으로 증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H지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 지수와 연계한 ELS 물량이 수십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가 2월 저점보다 더 떨어지면 아직 손실 구간에 진입하지 않은 ELS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반대로 홍콩H지수가 꾸준히 반등해 11,000~12,000 수준을 회복하면 이미 손실 구간을 건드린 ELS 투자자들도 ‘역전’을 노릴 수 있다. 계약 시점보다 홍콩H지수가 하락한 비율만큼 원금을 떼이는 것으로 조건이 바뀐 ELS라 하더라도 만기 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사전에 약정한 원리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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