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VS 펀드
3조원대 신영밸류 고배당
장기가치 분석해 종목 선별
배당받아 재투자해 복리효과…3년 수익률 26.73% '발군'
KB가치배당 40
예금금리 +α채권혼합형…지난해 1조4500억 유입 최다
중위험·중수익 투자자에 적합
[ 이현진 기자 ]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현금 배당 총액은 20조1841억원이었다. 전년보다 30.26%(4조6893억원)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배당수익률은 연1.6%로 기준금리(연 1.5%)를 웃돌았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은 세금을 깎아주기로 한 만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할 만큼 ‘실탄’이 많지 않다면 펀드를 통해 배당주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수십개 종목에 동시에 투자해 변동성을 낮출 수 있어서다. 올초 이후 전체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은 1.49%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0.29%)를 웃돌고 있다.
‘공룡 펀드’ 신영밸류고배당
국내 배당주펀드의 대표 주자는 2003년 설정된 ‘신영밸류고배당’이다. 이 펀드는 일단 덩치가 크다. 2014년 11월 이후 설정액 3조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성장주 일색이던 주식형 펀드 시장 트렌드를 가치주·배당주로 바꾸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펀드 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26.7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배당주 펀드 평균 수익률인 17%를 10%포인트 가까이 웃돈다. 펀드의 덩치가 커지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속설과는 정반대다. 매년 배당을 받고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 수익률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5.66%로, 동종 펀드 평균 수익률(4.49%)을 앞서고 있다.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을 찾는 게 아니라 기업의 장기 가치를 분석한 ‘가치배당주’를 선별한다는 게 신영자산운용의 설명이다. 가치배당주에 해당하는 조건은 △이익 규모에 적합한 배당성향을 유지하는지 △일관적으로 배당정책을 실시하는지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이 꾸준한지 등이다. 주요 보유 종목은 삼성전자(7.1%) GS(4.7%) LG(4.5%) LG유플러스(4.5%) 아모레퍼시픽우(4.3%) 등이다.
이 펀드의 대표 매니저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이다. 신영증권 주식부에서 일하던 그는 1996년 신영자산운용이 출범할 때 합류해 20년째 가치·배당주 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KB가치배당40, 채권투자로 안정적 수익
2014년 3월 설정된 ‘KB가치배당40채권혼합형펀드’는 KB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로 꼽힌다. 지난해 모든 공모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1조4593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설정액은 1조333억원이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2.94%, 설정 후 수익률은 14.79%다. ‘예금금리+α’를 목표로 하는 채권혼합형 상품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성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2월 기준 이 펀드가 담고 있는 채권 비중은 64%, 주식 비중은 36%다. 주식 비중은 40%를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 펀드는 채권 운용을 통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주가 상승 및 배당에 따른 추가 수익을 함께 추구한다.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보다는 중위험 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채권은 중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운용한다. 주식은 배당수익률, 순이익 증가율, 비즈니스 모델 등을 고려해 고배당 우량주와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가치주펀드(KB밸류포커스펀드)와 중소형주펀드(KB중소형주포커스펀드)를 운용하며 쌓은 리서치 능력을 활용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펀드의 주식 포트폴리오 주요 종목은 컴투스 SK텔레콤 한국전력 네이버 휠라코리아다. 컴투스 한국전력 네이버 등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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