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전 부총리 “정책 곤궁기…경제정책 담당자들 기존 사고틀 깨야할 때”

입력 2016-05-17 13:13
수정 2016-05-17 13:25


현오석 전 부총리 “정책 곤궁기...경제정책 담당자들 기존 사고틀을 깨야할 때”

“日·EU서는 마이너스 금리까지 시행하고 있다”고 언급

안종범-강석훈-유일호 경제팀에 과감한 정책 주문 해석

현오석 전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16일(현지시간) “다른 나라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까지 시행하고 있다”며 “한국도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15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강석훈 경제수석-유일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체제로 출범한 신임 경제팀에 더 공격적인 경제 정책 구상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현 전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경제연구소(회장 도날드 만줄로)·한미클럽(회장 봉두완)이 공동 주최한 ‘한·미 안보동맹및 경제동반자 강화방안’세미나에 참석해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경제환경의 어려움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팀 수장으로 2014년 6월까지 15개월간 근무하다 현재 국립외교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현 전 부총리는 “과거와 같은 통화나 재정정책으로는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힘든 데다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중하기 위한 구조개혁도 정치권에 막혀 추진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정책의 곤궁기이며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 쉬프트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현 전 부총리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근로기준법, 대기환경보전법 등 24개 법안을 국회 제출했으나 정치권 의 문턱에 걸려 14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그는 또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볼 수 있 듯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발전 구도를 역행하는 포퓰리즘적 정책들이 각 국에서 시도되고 있다”며 “이런 보호무역주의와 지역 이기주의 움직임이 현재 우리가 당면한 가장 위험한 리스크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현 전 부총리는 그런 사례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비준 거부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국민투표 등을 들었다.

그는 “워렌 버핏이 말했 듯이 ‘썰물이 빠지고 나자 그 동안 누가 알 몸으로 수영했는 지 알게 되는‘ 상황이 됐다”며 “정책 담당자들은 이런 경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과거의 틀을 깨는 혁신적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한국에서 시행해야 할 정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본과 유럽연합(EU)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언급함으로써 한국도 적극적인 금리인하와 구조조정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 등을 시행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