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벌써 보냈어?"…간편결제 송금 서비스, 직접 써보니

입력 2016-05-16 16:53
수정 2016-05-16 17:24
네이버페이, 10개 제휴은행 '든든'
카카오페이, 계좌번호 묻던 카톡방서 바로 송금
간편하지 않은 송금 준비 과정…받는 사람은 당혹?



[ 박희진 기자 ] "집에 가서 보내줄게"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돈을 주고받는데 1분이면 충분하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손쉬운 송금 서비스를 내놓은 덕분이다. 공인인증서와 일회용 비밀번호(OTP)는 물론 상대방의 계좌번호 없이도 송금이 가능하다.

지난달 28일 송금 기능을 추가한 카카오페이와 이보다 한 발 앞서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페이를 각각 이용하고 비교해봤다.

두 간편결제 서비스 모두 송금을 하기 전 준비 과정은 간편하지 않다.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는 물론 계좌 등록, 사이버머니 충전 등이 다소 번거롭다. 돈을 보는 데는 1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같은 사전 과정을 모두 뺐을 때 얘기다.

네이버페이 송금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네이버 앱을 설치해야 한다. PC나 모바일 웹에선 사용이 불가능하다.

네이버 모바일 앱을 실행한 후 네이버페이 메뉴에 들어가 계좌를 등록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다. 현재 네이버페結【?계좌 등록이 가능한 은행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을 포함해 10개다.

계좌를 등록했다면 본격적으로 송금을 진행할 수 있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는 대신 네이버 아이디나 휴대폰 번호, 주소록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어 수취인의 실명과 금액을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넣으면 송금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카카오톡 앱 채팅방에서 바로 송금할 수 있다. 카카오의 기존 금융 서비스인 '카카오뱅크월렛'이 송금을 하려면 앱을 따로 설치해야 했던 점을 보완한 셈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계좌 등록이 필요하다. 등록한 계좌를 통해 사아비머니(전자화폐)인 '카카오머니'를 충전한 다음 돈을 보낸다는 점이 계좌에서 바로 돈이 인출되는 네이버페이와 차이점이다. 카카오머니는 잔액 한도 100만원 내에서 1만원 단위로 충전할 수 있다.

서비스 시작 초기인 만큼 계좌 등록이 가능한 은행은 많지 않다. 신한은행 SC제일은행 KDB산업은행 제주은행 신협 등 5개로 네이버페이 제휴 은행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들 은행 계좌가 없으면 사실상 카카오머니 충전이 불가능하고 카카오페의 송금 서비스도 쓸 수 없는 셈이다. 계좌를 등록하지 못한 기자는 카카오페이로는 송금을 받는 것만 가능했다.

계좌 등록 이후 절차는 카카오페이가 더 간단하다. 채팅방에서 왼쪽 하단에 위치한 '+' 버튼을 누른 뒤 '송금'을 선택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이후 금액과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송금이 완료된다. 송금 서비스를 실행하기 까지의 과정이 직관적이고 네이버페이와 달리 아이디나 휴대폰 번호, 실명을 입력하는 단계가 없어 간편하다.

두 서비스에서 공통적으로 아쉬운 점은 수취인의 번거로움이다.

네이버페이는 돈을 받는 사람도 앱을 설치해야 하며 보내는 사람과 같은 절차로 계좌를 등록해야 한다. 받은 돈은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받기와 은행계좌로 받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도 받은 카카오머니를 현금화하려면 계좌를 등록해야 한다. 기자처럼 제휴 은행 계좌가 없으면 더 번거롭다. '한번만 출금하기'를 통해 우리은행 계좌로 카카오머니를 인출했지만 3일이나 소요됐다.

간편결제 서비스로 돈을 보내는 사람은 처음 앱 설치나 계좌 등록을 감수했다고 하더라도 받는 사람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친하지 않은 지인에게 송금을 해야할 경우 서비스 이용이 망설여지는 이유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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