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창립기념일은 매년 다르다?

입력 2016-05-15 16:48


(김동현 지식사회부 기자) 연세대의 창립기념일은 언제인지 아시는가요. 연대생에 물어봐도 잘 모르는게 이 학교의 창립일인데요, 제 지인인 연대 졸업생은 단 한번의 기념일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제 친구가 학교에 관심없어서일까요. 아닙니다. 연대는 매년 토요일에 기념일이라 학생들이 참여를 잘 안하는 것 뿐입니다. 이 대학은 지난 14일 교내 백주년기념관에서 ‘131주년 창립 기념식’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14일이 된 것일 뿐, 연세대의 공식 창립기념일은 ‘5월 둘째주 토요일’입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특정 날짜를 지정해 개교를 기념하는 것과 다르죠.

이같은 기념일은 이 대학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연세대는 1957년 연희대와 세브란스 의과대학이 통합되면서 앞글자를 따 대학명이 생겼습니다. 당시 연대는 백낙준 초대 총장의 취임식과 창립기념식을 1957년 5월11일이었던 둘째주 토요일에 모두 진행했고 이것이 그대로 관례화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대학은 11일로 기념일을 정하는 대신 ‘둘째주 토요일’로 택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연세대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의 창립기념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연세대 관계자는 “1915년 설립된 연희전문학교는 창립기념일을 ‘4월 넷째?금요일’로 정해 기념했다”며 “이같은 전통이 현재 대학의 창립일을 정하는 데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57년 이 대학은 ‘1회’ 창립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이후 2회, 3회 기념식이 매년 열리다가 1967년 횟수를 껑충 넘겨 ‘78주년’ 창립기념식을 진행했습니다. 대학 역사를 세브란스 병원의 전신이자 한국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광혜원’(제중원)이 설립된 1885년부터 역산한 것입니다.

이같은 기념일 지정은 미국 등 서양에서 주로 쓰는 방식입니다.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일(국민이 직접 투표하는 선거인단 선출일)은 11월 첫째 월요일의 다음날(화요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각각 11월 넷째주 목요일, 캐나다는 10월 둘째주 월요일입니다. 연대 관계자는 “연희전문학교의 기념식이 넷째주 금요일이었던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연희전문학교를 세운 호러스 언더우드가 미국 선교사였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선교사가 세운 학교들이 꼭 이같은 방식을 따르는 것도 아닙니다. 이화여대의 경우 창립자인 메리 스크랜튼 선교사가 처음 한국 학생을 가르친 날(1886년 5월31일)을 기념해 매해 5월31일을 개교기념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끝) /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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