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무차별 최고등급 부여 안돼"…4대 시중은행 신용등급 강등 위기

입력 2016-05-11 20:33
기초체력 중요성 커져…3대 신평사도 등급 차별화 시사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 11일 오후 4시29분

국내 4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의 최고 신용등급 ‘AAA’가 흔들리고 있다.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로 국제신용등급이 하락한 데다 정부의 지원 가능성도 줄어들어 시중은행들의 재무안정성을 바라보는 시장의 관점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서울신용평가는 11일 ‘글로벌과 국내 신용등급 차이에 대하여’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자본시장이 성숙하면서 은행 신용을 평가할 때 기초체력(펀더멘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이를 반영해 시중은행 등급을 차별적으로 매기고 있지만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여전히 정부 지원 가능성에 의존해 무차별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큰 위기를 겪고 나서야 평가 기준을 개선하는 것보다 수시로 현재 위치를 점검하고 점진적으로 조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는 2003년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상향한 이후 10여년간 4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에 동일하게 ‘AAA’ 등급을 부여해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같은 등급이다. 반면 국제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은행별 기초체력 등에 따라 등급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달 14일 기초체력 약화를 반영해 국내 은행 7곳의 신용등급(전망)을 한꺼번에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코코본드(은행의 재무건전성 악화 시 투자자가 곧바로 손실을 부담하는 채권) 도입 등 은행 구제 방식이 정부 지원 중심의 ‘베일아웃(bail out)’에서 채권투자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베일인(bail in)’ 방식으로 기우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2009년 20조원의 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한 금융당국도 최근 국책은행에 한해서만 출자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최근 이 같은 분위기 변화를 감지하고 시중은행별 등급 차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29일 “부실업종이 늘어나면 국내 은행의 재무안정성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기업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되면 신용등급 반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은행별 우열이 존재하고 과거보다 자본력 대비 신용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한 신용평가사 임원은 “시중은행의 등급이 당장 하향 조정되진 않더라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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