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의 현장 속으로
수도권 최대 중기 밀집지 남동·시화·반월공단 가보니
불황에 양극화 심화
작은 공장은 '발길' 꾸준
인천 가좌동 코스모화학, 49개 필지로 쪼개져 '불티'
저금리·지하철 개통 기대감
화성 등 구인난…U턴 움직임
인천지하철 2호선 7월 개통
[ 김낙훈 기자 ]
수도권의 대표적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인천, 경기 반월·시화의 공장 매매가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3300㎡를 넘는 비교적 큰 규모의 공장은 경기 불황 여파 등으로 거래가 끊겼고 임대료도 내림세다. 반면 소규모 공장을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낮은 이자로 자금을 조달하기 수월해지자 매수 부담이 크지 않은 소규모 공장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규모 큰 공장 매수 ‘뚝’
2만여개의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인천 남동·가좌, 안산 반월, 시흥 시화 곳곳에 공장 매매·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舊嗤?3300㎡를 넘는 공장은 매각이 쉽지 않다. 6600㎡ 이상은 아예 매기조차 없다는 게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시화에 있는 신한공인중개사사무소의 천영례 대표는 “큰 공장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1000~1650㎡ 안팎의 작은 공장 매매만 꾸준히 이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형 공장은 임대료도 내리막길이다. 천 대표는 “공장 상태나 권상기(호이스트) 여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근 2년 새 일반 공장 임대료는 3.3㎡당 3만원 선에서 2만7000원으로 10%가량 내렸다”고 설명했다.
층고가 높고 호이스트가 설치된 신축 공장 임대료도 3.3㎡당 3만3000원에서 3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런 임대료 하락세는 반월, 남동, 가좌도 비슷하다.
○소규모 공장 매수세는 꾸준
코스모화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만5948㎡ 규모의 인천 가좌동 부지를 분양대행사를 통해 지난 3월께 매각했다. 이 부지는 826~1947㎡ 크기의 49개 필지로 쪼개져 팔렸다. 공장 매각을 맡은 기업부동산개발의 김명숙 공인중개사는 “매각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47개 필지가 팔렸다”고 전했다. 인천 십정동 우일부동산의 손환성 대표는 “불황이라고 해도 작은 공장을 찾는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동산업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곳에 있는 약 6600㎡ 규모의 Y사 공장은 4개 필지로 나뉘어 매물로 나왔는데 두 달 만에 3.3㎡당 600만원대(나대지 기준)에 3개 필지가 매각됐다. 5년 전에 비해 20% 이상 오른 痼甄?
송도신도시가 들어서며 도심 속 산업단지로 바뀐 남동산업단지는 5년 전만해도 작은 공장(나대지나 낡은 공장 기준)이 3.3㎡당 500만원 안팎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나대지가 600만~65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외관이 번듯한 공장은 3.3㎡당 700만~800만원대(건물 포함)에 매물로 나오기도 한다.
○저금리·지하철 개통 기대감 커
이 지역의 작은 공장 매매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은 낮은 금리와 지하철 공사 때문이다. 기업은행 지점장 출신의 손환성 대표는 “담보만 확실하면 연리 3~4% 수준에서 대출받을 수 있고 신용까지 좋으면 연리 2.5%에 돈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가 자가 공장 마련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성, 평택, 당진으로 내려갔던 기업들 가운데 교통 불편 등으로 구인난을 겪자 다시 인천이나 시화, 반월 등으로 유턴(U턴)하려는 움직임도 요인으로 꼽힌다. 수도권 재개발 대상 지역에서 이곳으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기업도 적지 않다.
남동, 반월, 시화는 화성 등 수도권 남부 지역에 비해 대중교통이 좋은 편이다. 남동은 인천지하철 1호선과 수인선이 지나가고, 가좌는 오는 7월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반월산업단지 한복판을 관통하는 지하철(소사~원시선)도 공사 중이다.
김낙훈 중소기업 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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