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프트 수출파워 세계를 연다] 태국 장악한 홈쇼핑, 터키 1위 오픈마켓…K쇼핑 '글로벌 질주'

입력 2016-05-09 18:13
<1부> '제2의 수출상사'로 뛰는 K쇼핑

'메이드 인 코리아' 불티
해외 홈쇼핑서 올해 팔린 한국산 프라이팬 100만개

'영토' 넓히는 백화점·마트
롯데백화점·롯데마트·이마트 등 중국·베트남 이어 미국·러시아로



국내에서 프라이팬을 생산하는 업체는 줄잡아 100여개. 이 가운데 매출 100억원이 넘는 회사만 20여개다. 다른 주방용품 제조사보다 월등히 많다. 내수 시장만 보면 진작에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해야 하지만 이 회사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다. 수출이 잘 되기 때문이다.

해피콜, 풍년, 쿠켄, 에코라믹, 셰프라인, 스트롬 등이 생산한 프라이팬은 해외에서 ‘명품’ 대접을 받는다. 특히 해피콜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프라이팬 판매량 1위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홈쇼핑 업체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동남아 홈쇼핑 시장 개척

올 들어 한국 홈쇼핑 업체를 통해 해외에서 팔린 프라이팬 수만 100만개가 넘는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터키와 멕시코 등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 프라이팬은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용 스팀다리미와 바닥을 쉽게 닦을 수 있는 물걸레청소기 등도 해외에서 인기다. 한국의 대표 상품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마스크팩과 진동파운데이션, 염색약 등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엔 냉풍기와 양면 프라이팬처럼 현지화를 통해 생산한 맞춤형 제품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홈쇼핑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에 파는 ‘수출상사’ 역할을 시작한 때는 CJ오쇼핑이 중국에 진출한 2004년이다. 국내에 홈쇼핑이 생긴 지 10년이 지난 때였다. CJ오쇼핑을 필두로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이 해외로 나갔다.

국내 홈쇼핑업체들은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세계 1위 홈쇼핑 업체인 미국 QVC 등이 장악하고 있는 선진 시장보다 신흥국을 노렸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가 블루오션이었다. CJ오쇼핑은 베트남(2011년)과 필리핀(2013년) 멕시코(2015년) 등에서 최초로 홈쇼핑을 시작했다. GS홈쇼핑도 인도(2009년) 태국(2011년) 인도네시아(2012년) 말레이시아(2014년) 등에서 각각 ‘최초의 홈쇼핑’이란 역사를 써 나갔다.

한국 홈쇼핑이 신시장을 뚫자 일본과 대만 홈쇼핑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했다. 하지만 한국 홈쇼핑 업체들의 입지는 요지부동이다. 베트남에선 CJ오쇼핑이 1위를 지키고 있고 태국에선 CJ오쇼핑과 GS홈쇼핑, 현대홈쇼핑 세 곳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산 제품의 역할이 컸다. CJ오쇼핑이 터키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에서 파는 제품은 80% 이상이 한국산이다.

11彭? 터키서 이베이 제쳐

홈쇼핑보다 해외 진출이 늦은 인터넷 유통 업체들도 ‘승전보’를 내고 있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인 11번가는 터키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1위에 올랐다. 2013년 3월 터키 도우시그룹과 손을 잡고 현지에 진출한 11번가는 지난해 터키에서 4억5800만달러의 거래액으로 세계 1위 오픈마켓 사업자인 이베이(기티디요르)를 제쳤다. 11번가는 2014년과 지난해 각각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진출, 2위에 오르며 선두인 라자다를 맹추격하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도 중국과 동남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패션 잡화 가구 가전 쇼핑과 외식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한국식 백화점 모델’을 해외 시장에 적용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점포 1호점을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내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5000억원으로, 매년 30% 넘게 늘고 있다.

백화점·마트, 베트남·러시아서 활약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롯데백화점은 대표적인 유통업체로 손꼽힌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롯데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다.

2008년 네덜란드계 대형마트인 마크로(19개 점포)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사업을 시작한 롯데마트는 4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 881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조150억원으로 늘었다. 베트남에서의 매출도 2014년과 지난해 각각 49.1%, 37.3% 성장했다.

이마트는 2013년 미국 법인을 설립한 뒤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자체상표(PB) 제품을 생산, 미국 유통업섧湧?통해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몰 아마존에선 유아동 식기를, 한인 대상 홈쇼핑 채널에서는 홍삼을 팔고 있다.

이마트의 해외 수출 사업을 총괄하는 김성영 이마트 신사업본부장(부사장)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에서 판매 중인 상품 중 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찾고 있으며 미국 전용 PB 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 △중국 베이징·상하이=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태국 방콕/싱가포르=정인설 기자(팀장) △일본 도쿄·오사카/괌=이태훈 기자 △베트남 하노이·호찌민/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강영연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멕시코 멕시코시티=강진규 기자 △서울=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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