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보낸 증시 시그널] 꼬리(선물)가 몸통(주식)을 흔든다

입력 2016-05-08 09:20
[ 정현영 기자 ]

"외국인 자금의 성격이 선물 시장에 투영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당분간 가장 중요한 투자 지표다." - 이중호 유안타증권 수석연구위원

"2년 전부터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산 만큼 다 팔던 이들이 팔지 않고 되사고 있다. '박스피'를 뚫을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다." -심상범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선물 시장이 원화의 변동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캐리 트레이딩일 가능성이 높다. 원화의 가치가 내려가면 금융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다." -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팀장

국내 증시의 몸통(주식시장)이 꼬리(선물시장)의 움직임에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KOSPI) 등 주요 지수가 외국인의 주식(현물) 순매수보다 선물 순매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2월 이후 주식시장은 캐리트레이드(저금리 통화로 돈을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로 단기 랠리에 성공했다.


2014년 10월 이후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10년 만에 '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2004년 이후 줄곧 '매수'하지 않고 '매도'해왔다.

외국인 선물이 순매수로 돌아선 이후 국내 주가도 현물이 아니라 선물 순매수와 연관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은택 SK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지난주 '6개월 투자전략'이란 분석보고서를 통해 "선물을 매매하며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외국인의 주체와 자금 성격을 파악해야 할 시기"라며 "외국인 선물 매매는 캐리 트레이드와 관련이 깊다"고 판단했다.

그는 "외국인 선물 매매 추이와 원·유로가 매우 밀접하게 동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선물 순매수가 대거 유입된 2014년 하반기 말부터 유로 캐리 트레이드 역시 시장에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참여자들은 외국인 누적 순매수 추이와 베이시스(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 그리고 미결제약정 등을 통해 주가 움직임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심상범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선물 누적 순매수는 코스피와 동행하고 베이시스가 높아지면 주가의 상승 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외국인 순매수 중 미결제약정의 증가는 증시의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연구위원은 다만 선물을 이용한 외국인의 자금은 캐리 트레이드일 가능성이 높아서 각국의 실질금리와 원화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창규 팀장은 원화가 약세로 돌티??시점을 파악해서 증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지수는 선물 시장에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되면서 뛰어오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하지만 이 자금은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흐름이 빠른 자금이라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의 선물 거래는 변동성이 높은 환율과 연관성이 아주 크기 때문에 환율의 움직임을 꼭 점검해야 한다"라며 "추세적인 원화 약세는 외국인 매도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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