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벽' 넘은 4인이 말하는 민심코드

입력 2016-05-01 18:07
(1) 경쟁해야 발전 (2) 지역 지킴이 인정 (3) 계파정치 안돼

이정현·정운천·김부겸·김영춘
"지역구도 깰 제도 보완 필요"


[ 홍영식 선임 기자 ]
지역주의 타파에 대한 굳은 신념과 뚝심, 주민에 대한 진심과 진정성, 계보원 아닌 자기 정치….

4·13 총선에서 지역주의 벽을 뛰어넘은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정운천(전북 전주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김영춘(부산 진갑) 당선자가 본지 인터뷰에서 밝힌 공통의 ‘민심 코드’다. 이들은 양지를 마다하고 험지에 뛰어들어 수년간 부딪히고 깨지면서 지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낙선한 횟수를 합하면 아홉 번이다. 이들은 지역 1당 독점에 대한 경종을 울렸지만 제도적 보완 장치가 뒤따라야 지역주의 붕괴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경쟁을 허용하지 않는 지역 1당 독주는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독’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당선자는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에 대한 독식의 폐해를 느꼈고, 호남 정치에서도 경쟁이 도입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23년간 다섯 번 출마해 세 번 잇따라 떨어졌다”고 했다. 정 당선자는 “지역주의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시민”이라고 했다.

김부겸 당선자는 “대구는 더 이상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이 아니다”며 “정치인의 지역 독점을 위해 지역주의를 악용하고 선동해왔다. 말뚝만 박으면 당선돼 편하게 정치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춘 당선자는 “여러 정당이 경쟁을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활력을 창출해 내는 게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정 당선자는 “석패율제(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게 하는 제도) 도입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고, 김부겸 당선자도 “권역별비례대표(국회의원 정수를 권역별로 인구 비례에 따라 나누고 그 의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방식)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낙선했지만 양지를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한다는 믿음과 진정성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자는 “평상시 진정성을 토대로 실질적인 지역 정책을 갖고 일한 데 대해 주민들이 진심을 알아줬다”고 강조했다. 정 당선자도 “진심이 통했다”며 “당을 옮겨라, 무소속으로 나오면 된다는 유혹이 있었지만 지역장벽을 깨는 목적으로 나왔는데 그럴 수는 없었다”고 했다.

김부겸 당선자는 “새누리당은 진박, 친박 타령하다 혼이 났다. 정치인이 자기 이름을 걸고 해야지 박근혜파, 문재인파라고 불리는 것을 부끄럽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당선자는 “계파도 결국 자기 권력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김영춘 당선자는 “계파에 묻어서 정치를 도모하는 사람들이 힘을 못 쓰게 하는 게 정당 개혁의 우선”이라고 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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