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있으면 어린이날이다. 아들은 이것저것 갖고 싶은 걸 얘기하는데 뭘 사줘야 할지 고민이 많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의미 있는 선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문득 아들 친구가 사고로 팔을 다쳐 깁스했던 기억이 났다. 어딜 나갔다가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서 놀다가 다쳤는데 팔이 부러졌다고 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영유아 및 어린이의 상해·사고 발생률이 성인에 비해 다섯 배나 많다고 한다. 방어 능력이나 주의력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등의 소아암은 물론이고 특히 장염, 폐렴, 식중독 등의 질병은 성인보다 세 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 부모 입장에선 내 자녀에게 이런 사고나 질병이 생길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힘든 일이다.
아직도 한 팔에 깁스하고 등원하는 아들 친구를 보면서 올해 어린이날 선물은 이런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가 좋아하는 로봇을 사줄 수도 있지만, 얼마 지나면 더 이상 갖고 놀지 않을 장난감보다 더 의미 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미리 대비해서 나쁠 건 없지 않은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 ?상해 또는 사고로 사망하는 아동이 인구 10만명당 8.7명이라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6명)보다 월등히 높은 세계 3위 수준이다. 거기다 어린이에 대한 보호가 아직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내 아이를 지키는 건 결국 부모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때가 ‘가정의 달’인 5월과 여름방학 때인 8월이라고 하니, 요즘 같은 때가 이런 사고에 대비하는 데 적기인 듯싶다.
심지어 최근엔 임신 직후 태아보험에 가입해 자녀가 태아일 때부터 여러 가지 질병 및 상해 보장을 받는 사람도 많다. 자녀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부터 준비하려는 부모가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이젠 자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고 및 질병 외에 100세 시대의 장수 리스크 등 사회적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부모 세대의 노후자금과 자녀의 교육기회가 상충하는 일이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올해는 자녀가 성장 단계별로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 대비부터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
최은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