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구조조정] "한국 조선 빅3, 설비 30% 줄여야"

입력 2016-04-29 18:12
연 생산능력, 수주량의 1.4배
설비 과잉 심각한 수준


[ 도병욱 기자 ] 한국 조선사들의 연간 생산능력이 지난해 수주량의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사 설비의 약 40%를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형 조선소 외에 대형 조선사의 유휴설비 사정도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사의 생산능력은 1855만CGT(표준환산톤수: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선박 무게)였는데, 수주량은 1071만CGT에 그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과 수주량이 비슷해야 조선사를 정상 운영할 수 있다”며 “생산능력이 수주량의 두 배에 가까운 지금의 상황은 비정상적”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이자 세계 1~3위 조선소의 상황도 비슷했다. 3개사의 생산능력은 1395만CGT였지만 이들 회사는 지난해 969만CGT를 수주했다. 생산능력이 수주량의 약 1.4배에 달했다. 수주량과 생산능력이 비슷해지려면 빅3의 생산설비 30%가량을 줄여야 한다. 기업별로는 현대중공업의 생산능력이 수주량의 1.4배, 삼성중공업은 1.6배 규모였다. 대우조선해양의 생산능력은 수주량의 1.2배 수준이었다.

빅3의 수주량이 생산능력에 비해 크게 모자란 것은 일시적으로 선박 발주가 감소했던 2012년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14년 수주량은 생산능력과 비슷한 1377만CGT였고, 2013년 수주량은 생산능력보다 많은 1589만CGT였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보다 올해 수주 사정이 더욱 나쁘다는 사실이다. 올 1~3월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17만CGT에 불과하다. 현재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되면 연간 수주량은 68만CGT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 조선사의 생산능력 1855만CGT가 수주량의 27배에 달하는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수주가 그나마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올해를 기준으로 보면 생산능력이 수주량의 두 배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조선사들이 설비 절반 이상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과잉설비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지난해 세계 조선사의 전체 생산능력은 5500만CGT였는데, 세계 선박 발주량은 3460만CGT였다. 생산능력이 발주량의 1.5배 수준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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