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연기론' 갑론을박…더민주, 갈등 증폭

입력 2016-04-29 17:58
기로에 선 김종인 체제
송영길 "김 대표에 의존은 비겁"…우상호·우원식도 전대 실시 주장
노웅래 "지금 해봤자 분란 커져"
중진 회동서도 입장조율 실패…내달 연석회의서 결론 못낼 수도


[ 손성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당 대표 후보군과 원내대표 후보 간에도 입장이 갈리면서 ‘전대연기론’이 향후 당내 갈등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당선자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사진)에게 의존해 정권교체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겁하고 초라하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전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마 후보 간에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전대를 정기국회 전에 열어 새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그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선 채비에 나서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고, 우원식 의원도 “당헌당규를 정할 때 총선 이후에 전당대회를 한다고 돼 있는데 거기에 맞춰서 求?게 좋겠다”고 말했다. 민병두 의원은 전대 연기론에 대한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반면 노웅래 의원은 “지금 해봤자 시끄럽기만 할 거고 당내 분란으로 지금까지 얻은 지지율을 까먹을 가능성이 크다”며 “충분히 생각하고 준비해서 연말에 치르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더민주가 전대 시기 등을 다음달 3일 당 연석회의에서 의논하기로 한 것에도 반론이 만만치 않다. 한 의원은 “총선 전 비대위원이 전원 사퇴한 상황에서 비대위 임기 연장은 당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했어야 한다”며 “그 비대위가 다시 전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당헌을 두 번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당선자도 “연석회의는 전대 시기 의결을 위한 법적 기구가 아니다”며 “전대를 연기하려면 연석회의 의견을 수렴한 뒤 중앙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4선 이상 중진들도 이날 국회에서 긴급 회동하고 전대 시기를 논의했지만 입장 조율에 실패했다.

모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회동 후 “당헌대로 (전대를) 하자는 주장과 연기하자는 주장이 거의 반반씩 나뉘었다”며 “전대 시기를 언제로 할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진 모임이 찬반양론만 확인하면서 논란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박병석 의원(4선)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중진회의는 적절치 못했다”며 “중진회의는 모든 분쟁의 종결점이 돼야지, 발화점이나 증폭점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대 시기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가열되면서 다음달 3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도 최종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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