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잡지인 포브스가 한국에서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올해 한국의 50대 부자를 선정한 결과, 자수성가형이 38%(19명)로, 10년 전인 2006년(18%)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28%)보다도 늘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7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10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31위) 등 원로세대 창업주들과 함께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34위), 김범석 쿠팡 대표(36위) 등 IT분야의 30~40대 젊은 기업인들이 새로 50대 순위에 진입했다. 반갑다.
이번 결과는 한국은 부를 상속받은 이른바 ‘대물림 부자’ 일색인 것처럼 스스로 폄하하는 소리가 잇따르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상속 없이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이 너무나 많이 퍼져 있지만, 실은 스스로 기업을 일으켜 성공한 기업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서 이상혁·김범석 대표 외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등 자수성가형 기업인들이 50대 순위에 대거 올라 있는 것이 그렇다. 기회가 없다며 사회 탓만 하면서 스스로 낙담하고 좌절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부자들이 나와야 한다. 많은 해외 조사 결과에서 이건희 정몽구 최태원 신동빈 서경배 같은 그룹 회장들 외엔 새로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경제성장 역사가 길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기업하기 힘든 나라가 돼가고 있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결국 규제가 문제다. 벤처기업, 중견기업이 성장을 기피하는 ‘피터팬 신드롬’이 새로운 대기업의 탄생을 막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이 나올 수 있어야 세계적인 부자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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