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경영은 곧 수행의 길…'선한 동기'는 배신하지 않는다

입력 2016-04-28 19:01
성공의 요체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 양준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56쪽 / 1만3000원

'경영의 신' 이나모리의 성공철학
1982년 전기통신사업 도전
'분수 모른다' 비난받았지만 사욕 아니라 확신해 강력 추진
창업 13년 만에 1조엔 매출

"경영자에게는 철학이 필요…세상·사람을 위해 최선 다해야"


[ 송태형 기자 ]
1982년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던 교세라는 장거리 전화회사 KDDI(제2전신전화주식회사) 설립을 발표했다. 일본에서 정보통신 자유화가 진행되던 당시 전기통신사업을 독점하던 NTT(일본전신전화)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교세라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KDDI 설립을 추진할 때 지인들로부터 “분수도 모르고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었다. 언론도 비우호적이었다. ‘회사가 조금 커졌다고 간사이, 그것도 교토의 사업가가 전국을 무대로 한 전기통신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대기업도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좀처럼 통신사업에 뛰어들려 하지 않는데, 교만에 빠진 것은 아닌가’란 의문을 던졌다.

이나모리 회장은 이런 비판에 맞서 ‘동기는 선한가, 사심은 없는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설립 목적을 국민을 위해 통신요금을 싸게 하려는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단순히 허울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과시욕이나 사리사욕이 아닐까 되돌아봤다. 결론은 결코 사리사욕이 아니라는 것. 그는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통신사업을 하고자 하는 마음에 거짓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사업을 밀어붙였다. KDDI는 창업 13년 만에 매출 1조엔을 돌파하는 등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장거리전화 회사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성공의 요체》는 일본에서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이나모리 회장이 55세(1987년)부터 81세(2013년)까지 진정한 성공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얘기한 여섯 차례의 강연 내용을 담았다. 현역 경영인으로 사업에 전력투구하던 시절부터 일본항공(JAL)을 2년8개월 만에 회생시키고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났을 무렵까지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가며 더 깊어지고 공고해진 그의 성공철학과 인생관을 고스란히 전한다.

이나모리 회장은 강연에서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진정한 성공, 지속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KDDI를 들었다. 그는 1997년 강연에서 “KDDI는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정보통신회사 중에서 인프라와 자본이 취약해 가장 먼저 무너지리라 여겨졌다”며 “하지만 ‘동기는 선한가, 사심은 없는가’란 하나의 물음에 계속해서 답을 구한 결과, 창업 13년간 멋진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

이나모리 회장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설파하는 ‘성공의 요체’는 이렇다. “진정한 성공은 마음을 어떻게 다듬고 정화시키는가에 좌우되며, 애써 노력해 마음가짐을 높여갈 때 비로소 인생의 목적 역시 이룰 수 있다.”

그에게 경영자는 경영을 통해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필사적으로 경영을 하면 그것이 수행이 돼 인간성을 높이고, 반드시 선한 것을 생각하고 행하게 된다. 그 결과 인과응보의 법칙에 의해 인생도 사업도 점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경영에는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 보이는 부분은 자본금이나 재무 건전성, 기술력, 인재 등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은 경영자의 신념과 인생관, 직원들이 자아내는 의식, 즉 사풍(社風) 같은 것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보이지 않는 쪽이 더 중요하다”며 “경영자가 평상시에 마음에 그리는 생각이 실제로 회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경영자가 올바른 철학과 인생관을 지녀야 하는 이유다.

그의 인생철학은 운명론과 인과응보론이란 두 가지 축을 바탕으로 한다. 그의 철학을 듣고는 고리타분하다며 헛웃음을 짓거나 “경영은 이익을 추구하는 일인데 ‘이타심을 가져라’ ‘선행을 추구하라’는 등의 예쁜 말만으로 어떻게 사업할 수 있느냐”며 납득하지 못하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나모리 회장은 그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만큼 훌륭한 것은 없다고 믿는다”며 “나 역시 그 믿음을 평생 실천해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경영자에게는 무엇보다 철학이 필요하다”며 “인간으로서 올바른 것을 최우선적인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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