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4조 가까이 이익
모바일 부활 신호탄
반도체·가전부문도 선방
영업이익률 13.5%로 상승
[ 정지은 기자 ]
2년여간 주춤하던 삼성 모바일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모바일 사업이 지난 1분기 4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 기록에 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다섯 분기 연속 6조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매출 49조7800억원과 영업이익 6조6750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12% 증가했다.
갤럭시S7이 판매 시작 후 20일 만에 1000만대가량 팔리는 등 인기를 끈 게 이번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IM(IT·모바일)부문은 1분기 3조8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IM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57.4%에 달한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한 27조6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은 것은 2014년 이후 7분기 만이다. 작년엔 매 분기 2조원대 초중반에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는 42% 올랐다. 갤럭시S7뿐 아니라 갤럭시A, J 등 중가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난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과 TV를 아우르는 CE(소비자가전)부문도 선전했다. CE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5100억원에 달했다. 역대 CE부문 1분기 영업이익 중 최대다. 1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전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액티브워시 세탁기, S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윤부근 CE부문 대표가 2012년 말 취임 후 프리미엄 제품을 꾸준히 내놓은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는 1분기에 매출 11조1500억원, 영업이익 2조6300억원을 올렸다. 메모리값 하락 속에서도 18나노미터(1㎚=10억분의 1m) D램 등 기술력이 앞선 제품을 중심으로 선방했다.
1분기 원화 약세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전 분기 대비 4000억원 수준의 환율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말 117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올 2월 말 달러당 1240원대까지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원화값이 떨어지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DP(디스플레이 패널)부문은 2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CD TV 패널이 가격 하락 여파로 실적이 악화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12.7%보다 오른 13.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출보다 수익성에 집중한 사업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에도 갤럭시S7 판매 확대, 중저가 제품 판매를 앞세워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가져갈 계획이다.
다양한 사업기회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투자도 전년 대비 소폭 늘릴 방침이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선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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