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 김순신 기자 ]
이달 초 서울에서 대전까지 150㎞ 거리를 인피니티 QX50을 타고 달려봤다. 올해 판매를 시작한 QX50에선 전작인 EX35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인피니티의 상징인 더블아치 그릴은 입체적으로 바뀌었고, 앞쪽 범퍼에 장착된 LED 안개등과 L자 모양의 헤드 램프 덕에 차량 외관은 세련미가 더했졌다.
QX50은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차체 길이(전장)가 11㎝ 늘어났다. 길어진 차체와 낮은 높이 때문에 차가 눌려보이면서 균형이 안 맞아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문을 열고 운전석에 들어서자 늘어난 길이만큼 넓은 실내공간이 펼쳐졌다. QX50은 렉서스 NX나 BMW X3, 아우디 Q5 등의 동급 모델보다 실내공간이 크고 넓다. 차체 확장으로 더 확보된 실내 공간은 235L에 달한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앞으로 다리를 쭉 뻗어도 공간이 넉넉했다. 경제 차종들보다 작은 내비게이션 화면과 아날로그 느낌의 계기판은 아쉬웠다.
가속페달을 밟자 차는 경쾌하게 치고 나갔다. 저속 주행에서도 소음은 느껴지지 않았다. 코너를 돌 때도 차 쏠림 현상은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운전대를 움직이는 대로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경부고속도로에 올라 고속으로 달려도 차체에는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속 120㎞가 넘는 속도에서도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터널 안에서도 동승자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100㎞ 정도 달려 충북 청원군을 지날 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에 젖어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QX50은 안정감이 있었다. QX50의 네 바퀴 굴림 덕분이다. 네 바퀴로 바닥을 움켜쥐는 힘이 예사롭지 않았다. QX50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출발할 때는 뒷바퀴에 50%의 힘을 분배해 강력한 가속 성능을,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앞과 뒷바퀴에 최대 50 대 50까지 동력을 배분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낮은 연료효율은 QX50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QX50의 복합연비는 L당 8.3㎞. 고속도로로 대전까지 오갔지만 연비는 L당 6.8㎞를 기록했다. 가격은 5140만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 따라 6월까지 5090만원에 살 수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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