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카닷컴
하루 40만명 이상 접속
연간 100만대 중고차 매물 등록
15년간의 시세 빅데이터가 최대 강점
사고 유무·주행거리 등 세분화
시장 투명성·신뢰도 높여…중고차 딜러·보험사도 정보 활용
혁신… 혁신… 혁신의 생활화
'일하기 좋은 기업' 최우수상…중고차 유통 넘어 IT 접목
자동차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
[ 이호기 기자 ]
지난해 9월 독일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 알려지면서 세계 자동차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중고차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SK엔카닷컴은 이 사건에 주목했다. 홈페이지에 등록된 폭스바겐 차량 매물의 가격 변동과 클릭 수 등 자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폭스바겐 스캔들’ 발생 전후로 가격 조정 횟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엔카닷컴은 이를 근거로 “폭스바겐 중고차 시세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 같은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작년 9월 이후 4개월간 폭스바겐 주요 모델의 중고차 시세가 최대 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 作?시세 빅데이터 분석
SK엔카닷컴은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중고차 매매 시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하루 평균 4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으며 연간 100만대 이상의 매물이 등록되는 국내 최대 온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1000만원짜리 중고차를 구입한 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려다 깜짝 놀랐다. 보험사에서 산정한 차량의 기준가액이 1500만원으로 실제 구입가보다 높았다. 보험료가 비싸지자 김씨는 강하게 항의하면서 SK엔카닷컴 홈페이지에 게시된 시세를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그러자 보험사 측도 이를 인정해 기준가액을 1000만원으로 낮췄고 그 덕분에 김씨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다.
SK엔카닷컴이 지난 15년간 축적한 중고차 시세 데이터는 다른 경쟁사가 쫓아올 수 없는 최대 자산이다. 제조사 모델 등급 등 기본 정보를 바탕으로 사고 유무와 연간 주행거리 등을 고려한다.
여기에다 실제 판매기간, 소비자 클릭 수, 브랜드와 모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소비자가 주로 찾는 편의사양, 최근 등록대수 추이 등 공급과 수요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또 신차 출시 계획, 신차 할인 프로모션, 리콜 등 자동차 제조사들의 다양한 뉴스도 고려 대상이다.
SK엔카닷컴의 이 같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결집된 중고차 시세 데이터는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와 중고차 딜러는 물론 많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은행, 보험사, 렌터카 회사 등이 이 같은 시세 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SK엔카닷컴은 올해 시세 산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사고 유무로만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사고 유형과 부위 등까지 포함시켜 더 정교한 시세 산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소비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향후 잔존가치 등도 홈페이지에서 곧바로 계산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딜러와 상생 노력
SK엔카닷컴은 중고차 진단 보증제와 비교견적 서비스, 타이어 정비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자동차 생활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혁신 동력을 얻기 위해 지난해 10월 ‘해커톤’을 처음 열기도 했다. 개발, 기획, 디자인, 배급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 80여명이 18개 팀을 구성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 행사를 통해 발굴된 다양한 아이디어는 서비스 구현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SK엔카닷컴은 오프라인 중고차 딜러와의 상생 노력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4월 부산 연제구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김상범 대표는 차량 등록비를 전액 환불해주고 위로금 2000만원까지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엔카닷컴 관계자는 “담당 지부장이 예상 밖의 후의에 감동했다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전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SK엔카닷컴은 이 같은 혁신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잡플래닛과 포춘코리아가 선정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 신규진입 기업 부문에서 기업만족도 4.5점(5점 만점)을 기록하며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 및 모바일 혁신 노력을 통해 단순한 중고차 유통회사를 넘어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자동차 생활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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