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위원회·한경 공동주최 - 22·23사단 병영멘토링 행사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 "트렌드만 좇으면 성공 어려워"
박용호 청년위원장 "군생활은 미래위한 압축 시기"
[ 정태웅 기자 ]
“이화여대 재학 중 농활(농촌활동)을 갔는데 농사일을 잘한다는 칭찬을 받고 더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동료 학생들이 귀경할 때 저만 남았습니다. 10년 동안 농사를 짓다보니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때가 왔죠.”
지난 15일 강원 삼척시 육군 23사단 57연대 영내 교회에서 열린 ‘2016 제3차 찾아가는 병영멘토링’에 강사로 나선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31)는 “트렌드를 좇아가기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한 분야에서 꾸준히 역량을 높여야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주위의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까지 함께 판매하는 농업유통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 농산물로 식단을 꾸민 한식집 ‘소녀방앗간’을 설립해 연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김 대표는 “남의 말에 휘둘리기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다보면 커다란 성공이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추는 경작에 실패해도 15일이면 다시 시작할 수 있어 330㎡(100평) 규모의 상추 농사부터 시작했다”는 김 대표는 현재 산나물을 포함해 26만4462㎡(8만평) 규모로 경작면적을 키웠다. “예전에는 농업이 힘들다고 했는데 2012년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가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한 분야가 농업유통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농업이 희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한 분야에서 오래 버티다보면 우연한 기회에 성공이 나를 통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병영멘토링은 국방부와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특강과 분야별 간담회 등을 통해 군(軍) 장병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병영멘토링은 14일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과 15일 23사단 등에서 이틀 연속 진행됐다. 20대에서 30대 초반인 ‘또래 멘토’들이 요리 디자인 광고 등 분야별로 10명의 병사들과 간담회를 열어 소통의 폭을 넓혔다. 문화기획업체 작은따옴표의 이재경 경영기획팀장(24)이 “우연히 친구 초대로 찾아간 문화공간에서 사흘간 술 마시며 놀다가 문화기획에 관심을 둬 참여하게 됐고 이 일에서 꿈과 재미를 찾게 됐다”고 소개하자 병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화기획을 위한 스펙이 뭐냐’ ‘돈을 많이 벌기 어렵지 않느냐’며 질문을 쏟아내던 병사들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문화를 통해 소통하는 나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또 세계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는 이 팀장의 답변에 공감을 나타냈다. 22사단 53연대 정현성 병장은 “오는 7월 전역 예정인데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멘토링에는 박용호 청년위원장도 나섰다. 박 위원장은 “군에서 만난 동료끼리 창업에 나선 2인에게 멘토링을 해줬는데 2년 만에 100억원 가치의 정보기술(IT) 업체로 키우더라”며 “용수철이 높이 튀어오르려면 강하게 압축돼야 한다는데 군 생활이 책도 많이 읽고 사회복귀도 준비하는 강한 압축의 시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박성제 23사단 57연대장도 “내가 하는 일이 소중하다고 스스로 자긍심을 가질 때 힘들고 어려운 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생겼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행사의 마지막은 문화공연이었다. 록밴드 뷰렛과 에고펑션에러가 ‘벚꽃엔딩’ 등 흥겨운 노래를 들려주자 병사들은 ‘떼창’으로 화답하며 충만한 사기를 보여줬다.
고성/삼척=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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