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봄, 심장과 간을 지켜라
암보다 무서운, 심부전
코끼리 다리처럼 퉁퉁 붓거나 마른 기침·우울증 동반하기도
진단 후 1년내 사망률 높아…가벼운 운동과 금주·금연해야
침묵의 질병, 간경변
자도 자도 피곤하고 무기력하면 춘곤증 아닌 간 세포 손상된 것
증상없이 나빠져 간암으로 악화…간염 예방접종·정기검진 필수
[ 이지현 기자 ]
봄을 맞아 등산을 시작한 60세 박모씨. 평소 병원 한번 가지 않았을 만큼 건강한 삶을 살던 그는 최근 등산을 하다가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산을 더 오르려 했지만 도저히 오를 수 없을 정도로 숨이 차올랐다. 병원을 찾은 박씨는 심부전 진단을 받았다.
따뜻해진 날씨에 바깥나들이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야외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는 심부전증이 대표적이다. 몸이 나른해지고 졸리는 춘곤증도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 증상이 3주 이상 계속되면 춘곤증이 아닌 간 기능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봄철에 자주 나타나는 심부전증과 간경변증의 증상과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
심부전, 심장질환의 종착역
심부전은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체내에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심근경색, 고혈압 등의 만성 질환이나 기타 심장 질환으로 심장이 나빠지면 발생하기 때문에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도 불린다. 만성 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앓던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인구가 고령화하면서 심부전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심부전 주요 증상을 노화 증상으로 오해하는 환자도 많다. 심부전 환자의 80%, 심부전 사망자의 90% 이상은 65세 이상이다. 고령 환자가 많기 때문에 단순한 노화 증상으로 혼동하는 것이다.
최근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가 벌인 대(對)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6명은 심부전 대표 증상인 ‘계단을 오르는 등 거동 관리가 힘들다’를 단순한 노화의 증상이라고 답했다. 협심증 증상인 ‘가슴의 날카로운 통증’을 심부전의 주요 증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응답자도 75%에 달했다.
심부전은 일부 암보다 사망률이 높고 입원을 반복해야 해 의료비 부담이 크다. 심부전 환자 연구 결과를 보면 10명 중 3~4명은 1년 이내에 심장 문제로 재입원하고 심부전 진단 후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을 제외한 대부 隙?암 및 심근경색보다 높은 수치다.
심부전 환자는 한 번 입원하면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입원할 확률이 높다. 급성 심부전 환자의 연간 의료비는 외래 약값을 제외하고 697만원 정도였다. 입원 진료비용이 이 중 95%를 차지했다. 이는 폐암 진료비용보다 세 배 정도 높은 것으로 단일 심장질환 중 의료비가 가장 많이 든다.
대표 증상은 호흡곤란
심부전 대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처음에는 움직임이 많거나 운동할 때만 증상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깨기도 하고 움직이지 않을 때도 숨이 가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장이 신체 기관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마른기침, 발목 부종, 체액 저류, 심한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활동을 제대로 못하게 되고 두려움, 근심, 우울감 등도 생긴다. 이 때문에 심부전 환자 삶의 질은 투석 환자와 견줄 정도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부전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을 높이는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을 예방해야 한다. 평소 가벼운 운동을 하고 금주,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기저질환이 있으면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강석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부전은 고령화 사회 위중 질환이지만 잘 알고 적절히 치료하면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며 “질환의 주요 증상을 잘 알고, 증상이 나타나면 심장내과 및 순환기내과를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심부전 진단 뒤에는 우선 증상을 완화하기 ㎸?약물치료를 한다”고 설명했다.
기능 저하의 대표 증상, 만성피로
봄철 긴 시간 계속되는 만성피로는 간 기능 저하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간은 탄수화물, 아미노산,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호르몬 대사에 관여한다. 해독 및 살균작용도 한다. 이 때문에 간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피로감을 호소하게 된다. 만성피로 환자의 20%는 간 기능 이상을 진단받는다는 의료계 보고도 있다.
간 기능 저하는 지방간, 간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 등 간 질환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지방간은 정상 기준인 5%를 초과하는 지방이 간에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과도한 음주,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생긴다. 지방간이 심해지면 간세포가 죽어 지방성 간염으로 발전하고 이는 만성간염, 간경변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알코올 때문에 오랜 기간 간세포가 파괴되면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가 진행된다. 이로 인해 간에 다양한 크기의 결절이 생기는 것을 간경변증이라고 한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정상 간으로 회복하는 것은 힘들다. 증상이 악화되면 복수가 차거나 정맥류 출혈, 간성혼수 등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간암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간경변증은 특히 40~60대 남성 환자가 많다. 아무리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무기력증이 3주 넘게 지속되면 간 검사를 해봐야 한다.
정진용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소화기병센터 과장은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피로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간 건강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며 “간은 특별한 증상 없이 서서히 기능이 나빠지고 한 번 손상되면 맏뮌?어렵기 때문에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기검진 통해 간섬유화 확인해야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증상 없이 서서히 기능이 나빠져 간암으로까지 발전하기 때문이다. 정기검진과 생활 속 예방 관리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5~10분 정도 짧은 시간에 통증과 부작용 없이 간 섬유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간 섬유화 스캔 검사도 활용된다.
정 과장은 “간섬유화 유무는 지방간, 만성간염, 알코올성 간염, 간암 등 모든 간 질환을 진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며 “평소 위생관리를 잘하고 간 기능 회복을 돕는 음식을 섭취하는 등 간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강석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정진용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소화기병센터 과장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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