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기자 ] '지지부진' 하던 코스피지수가 어느새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 지수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 여부는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따른 외국인 수급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투자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율과 국제유가 관련 이벤트가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2014.60(종가)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2월1일(2023.9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2월 이후 4조6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율과 유가가 투자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구긴 선물 순매수는 원·유로 환율과 동행한다는 점에서 단기성 자금인 유로 캐리 트레이드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시장 방향성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원화의 향방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원화 환율의 방향은 주요 20개국(G20) 재무회의와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미 달러화 대비 원화는 다른 통화와 비교했을 때 강세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여전히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따른 증시 상승 여력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역시 글로벌 투자심리의 고삐를 잡고 있는 변수다. 오는 17일에는 카타르 도하에서는 국제유가의 분수령이 될 산유국 회담이 열린다.
전세계 원유 생산량 50% 이상을 맡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15개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지가 관건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생산 동결 합의가 우세하게 점쳐지지만, 합의가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합의가 결렬되더라도 오는 6월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 이전까지 유가 안정을 위한 산유국들의 추가적인 조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기준금리 결정과 기업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한다. 또 포스코 LG화학 삼성엔지니어링 SK이노베이션 등 약 15개 주요기업들이 지난 1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지만 단기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탄력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출 호조, 글로벌 부양 기조 지속 등으로 증시는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며 "다만 국제유가와 환율 변수로 월말로 갈수록 증시 상승 탄력은 점차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지만 기계적으로 나오는 국내 기관의 펀드 환매 자금으로 인해 현 수준에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음 주 주요 소재·산업재 종목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소재산업재의 단기 차익실현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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