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문수·이재오 '추풍낙엽'

입력 2016-04-14 01:35
오세훈·김문수 낙마로 흐트러진 여 대선구도…이해찬·문희상 회생

서청원 8선 고지에…문희상·정세균 6선
7선 도전 이인제 고배…무소속 출마 이재오 패배
4선 김부겸 대권행보 탄력


[ 이정호 기자 ]
4·13 총선에선 여야 중진 정치인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승패를 예측하기 힘들었던 박빙 지역구에서 상대 거물 후보를 꺾은 중진들은 20대 국회에 재입성해 당내 입지를 탄탄히 굳힐 수 있게 됐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6선 고지에 올랐다. 정 후보는 55.5%를 개표한 14일 0시 현재 53.4%를 득표해 오 후보(39%)를 14.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여권의 잠재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오 후보는 이번 패배로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됐다.

야권 불모지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한 김부겸 더민주 후보도 14일 0시 현재 62.4%를 얻어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37.6%)를 큰 격차로 누르고 여의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부겸 후보는 4선 의원이 된다. 여당의 정치적 심장인 대구에 처음으로 야권 깃발을 꽂은 정치인으로 부각되며 향후 정치 행보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문수 후보는 총선에서 패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불안하게 됐다.

새누리당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이재오 후보는 6선 고지 점령에 실패했다. 새누리당이 이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이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개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이 후보는 14일 0시 현재(개표율 18.2%) 28.1%를 득표해 강병원 더민주 후보(36.9%), 고연호 국민의당 후보(28.5%) 뒤로 밀렸다.

6선 고지에 도전한 황우여 새누리당 후보도 고배를 마셨다. 황 후보는 15대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16대부터 19대까지 인천 연수구에서 내리 4선을 했다. 하지만 총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선거구를 인천 연수구에서 인천 서을로 옮겼고 결국 이 지역에서 표밭을 갈아온 신동근 더민주 후보에게 패했다.

더민주 공천에서 컷오프된 뒤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한 이해찬 후보는 친박근혜계 후보인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 후보는 더민주에 복당할 뜻을 밝혔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내년 정권 교체는 나의 마지막 소임”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당으로 복귀해 당의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공천 과정 초반에 컷오프 대상으로 꼽히며 체면을 구겼던 5선의 문희상 더민주 후보도 경기 의정부갑에서 14일 0시 현재(개표율 81.6%) 41.8%를 얻어 강세창 새누리당 후보(39.1%)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현역 최다선(7선) 의원인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도 경기 화성갑에서 김용 더민주 후보를 누르고 8선 의원이 됐다.

천정배 국민의당 후보는 광주 서을에서 더민주가 전략공천한 양향자 후보를 제치고 6선 의원이 됐다. 7선에 도전했던 이인제 새누리당 후보는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김종민 더민주 후보에 패했다.

국민의당 돌풍을 이끈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서울 노원병에서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20대 국회에 재입성하게 됐다. 6선에 도전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부산 중·영도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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