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발생하면 기업의 조직 내부는 더 혼란스럽다

입력 2016-04-13 10:42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많은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본다. 그러다보니, 위기관리'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위기는 반복해서 발생하고 위기 대응 실패도 반복되는 것을 본다. 혹자는 그렇게 반복되는 위기관리 실패가 기업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재무적 손실로 이어지지 않아 위기관리 사전 대비에 무관심한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조직 내부에는 어떤 일이 생기는가? 사실 경험하지 않으면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이것이다. 그렇다보니, 평상시 조직 활동에 기초해서 대응을 하는 건 당연하다. 조직 활동을 할 때 우리는 매 상황마다 많은 회의와 논의, 의사결정을 한다. 비즈니스 상황을 보면서 조직 기능을 확인하고 조율한다. 그러나 위기 국면에서는 그 평상시의 활동은 적용되기 어렵다. 자명하다. 아래 내용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겪는 조직 내부 구성원의 실제 경험들입니다.

# "위기관리라는 것이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보니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 "위기관리라는 실행 업무에 대한 지식없이 신속하게 무엇인가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 막연하게 느꼈다.”
#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문제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예상해 사전 준비를 하거나 실행 방안을 지시해야 하는데,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 "사실 보고를 이미 다 했는데, 무엇이 리스크인지 모르는 것이 문제이다. 또 동일한 상황인데도 어떤 경우에 위기가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판단이 어렵다”
# "발생한 위기 사건이 조직 내부의 어느 한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된 부서가 많을 경우, 부서별로 책임 전가를 하려는 모습이 많다. 이 경우, 부서에 소속되어 있는 개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 "조직의 특성상 자의적 판단하에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나의 판단에 대한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기준이 모호해 업무를 하는데, 머뭇거리게된다.”
#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일상적으로 작은 사건들이 수시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분석이 미흡해 정작 위기 시에 활용해야 하는 정보나 데이타를 만들어야 한다. 이럴 경우 대응이 늦을 수 밖에 없다”
# "위기 발생이 되면, 우호적인 의견을 줄 수 있는 외부 전문가나 이해관계자들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데, 어떻게 접근하고 그들에게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 “정보 공유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분위기, 부서간 비밀이 많은 조직 문화 때문일 것이다. 위기상황에서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정보가 공유되어야 한다”
# "부서간 정보를 중복되어 취합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위기 상황에서 업무 능률을 저하시키는 일이었다.”
# "위기 대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유’라 생각한다. 위기가 진행되는 과정별 상황에 대한 인식이 내부 구성원, 특히 위기 대응에 참여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가 되어야 한다”
# "위기 발생 이후 기본 업무만으로도 바쁜 상황에서 상위 부서에서 위기관리 관련 자료를 요청하게 되었을 때, 만들어져 오는 자료는 형식적인 보고서일 수밖에 없었다.”
# "위기 대응이나 의사결정을 위해 정보를 수집해 보고서를 작성, 보고를 해야 하는데, 하위 단위에서 정보 자료가 늦게 올라오게 되고 시간에 쫓겨 자료를 다루다보니, 정확성 및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하게 된다.”
# "위기관리 차원에서 의사결정이 된 사항 및 정보가 하위 실행단위로 전달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도 잘 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정보를 얻어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위기관리는 하나의 조직 부서에서 관장할 수 없다. 또 리더 혼자의 의사결정으로 제대로 위기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어렵다.결국 위기관리는 의사결정의 리더십이나 커뮤니케이션 기술, 전략 등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조직구성원의 개별적 측면, 조직문화적 측면, 조직구조 및 업무 프로세스 등을 통합적으로 사전에 점검하고 관리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실제로 위기에 직면했을 때 대응의 속도, 의사결정의 정확성, 실제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문제 해결의 방향과 동떨어지는 결과를 보여주는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 내부에 있다. 사전 준비, 만약 그런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했다면! 우리은 어떤 대응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지 미리 생각해 볼 최소한의 시간을 기업 임원을 포함한 실무자들이 가져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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