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 1분기 실적 KB에 앞서
4년 만에 판도 바뀌나 '주목'
[ 하헌형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11일 오후 4시9분
연간 40조원 규모인 국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NH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이 주선 실적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분기까지 실적만 놓고 보면 NH투자증권이 KB투자증권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 집계 결과, NH투자증권은 1분기 총 12건, 1조8774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주선해 점유율 1위(25.38%)를 차지했다. 주선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 줄었지만 점유율이 7%포인트가량 올랐다. KB투자증권은 1분기 총 16건, 1조7747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대행해 1000억원어치 차이로 2위(23.99%)에 머물렀다.
한국투자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3~5위권 증권회사의 점유율은 각각 7~12%대에 그쳤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NH투자증권은 회사채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 제도 시행 첫해인 2012년 이후 4년 만에 1위를 탈환하게 된다. 그해 NH투자증권의 점유율은 16.1%, KB투자증권은 15.17%였다. 2013~2015년엔 KB투자증권이 줄곧 선두였다.
두 증권회사의 영업 전략은 확연히 구별된다. NH투자증권은 신용등급 AA(AA+·AA0·AA-) 이상 우량 기업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주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분기 회사채 발행을 대행한 12개 기업 중 신용등급이 그보다 낮은 곳은 세아창원특수강(신용등급 A+)과 CJ프레시웨이(A0) 두 곳뿐이었다.
한 증권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NH투자증권은 NH농협금융그룹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거나 투자자 모집에 실패할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는 기업의 회사채에는 손대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KB투자증권은 신용등급과 발행 규모 등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한화(A0) 한화케미칼 한라홀딩스(이상 A+) 등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잇달아 맡아 성공시켰다.
시장에서는 NH투자증권이 우량 회사채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면 KB투자증권의 ‘물량 공세’를 당해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비우량 기업뿐 아니라 그동안 회사채 발행이 뜸했던 회사들을 적극 발굴해 상반기에 실적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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