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들썩이는 미얀마…외식·건설업 뜬다

입력 2016-04-11 17:35
대우세계경영세미나…기업인 300여명 참석

부동산 가격 크게 오르며 철강·창호 등 건자재업 주목
한류 타고 '한식 열풍'도
젊고 성장 빠른 '기회의 땅'…까다로운 규제가 걸림돌


[ 정지은 기자 ]
미얀마가 베트남의 뒤를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 문민정부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출범해 미얀마 경제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얀마의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어 외식업, 건자재 사업 등이 유망할 것으로 관측됐다.

○“부동산 활기에 주목해야”

옛 대우 임직원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와 법무법인 지평은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미얀마 경제 환경을 점검하고 투자 기회를 전망하는 ‘대우세계경영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각계 전문가와 미얀마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미얀마에서 기업 컨설팅을 하는 양돈호 코리아비전 사장은 미얀마의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된 데 따른 경제 변화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에는 고급식당의 90%가량이 외국인이었고 현지인은 보기 어려웠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현지인의 이용이 절반 이상으로 늘었고 외식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 외식업체 유가네, 불고기브라더스, 롯데리아 등의 미얀마 진출 사례를 언급하며 “외식업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활성화는 건설업의 성장도 이끌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양 사장은 “LG도 미얀마에 시멘트공장을 짓기 시작했다”며 “건설에 필요한 철강, 창호 등 건자재 사업이 성과를 내기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 정부 등장 … 속도 내는 경제

정재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연구원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얀마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반세기 넘게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정치·경제 환경이었다. 젊은 노동력, 저렴한 인건비에도 많은 기업이 진출을 망설인 이유다. 정 연구원은 “새 정부는 아직 남아 있는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완화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이 1989년 중단한 일반특혜관세(GSP)를 미얀마에 다시 제공하는 방안도 1년 내엔 해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새 정부는 에너지사업, 전력, 통신, 수송, 농업 등을 중심으로 한 산업 발전 전략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권과 가까운 입지도 사업에 도움이 되는 요소로 꼽았다.

미얀마는 노동인구가 3000만명인 데다 평균 나이가 27.2세여서 그동안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발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요즘은 서비스업에서 성공할 기회가 늘었다고 정 연구원은 분석했다. 한류를 활용, 한국의 종업원 중심 경영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더욱 성공하기 좋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잠재력 높지만 까다로운 측면도

뚜라 우 땃 우 마웅 주한 미얀마대사는 “미얀마는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경제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미얀마가 갖고 있는 사업적 이점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을 기대한다면 지금이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말했다.

다만 양 사장은 “뜨는 시장이라고 막연히 진출했다간 실패하기 쉽다”며 “미얀마는 잠재력이 높지만 까다로운 시장이기 때문에 현지 상황에 맞는 사업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사장은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겪는 대표 애로사항으로 금융시스템을 꼽았다. 미얀마는 금융시스템이 낙후돼 있어 외국인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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