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후보 모두 '고전'…이준석·손수조 '열세'
청년우선공천 받은 원영섭도 지지율 밀려
청년 겨냥 공약도 '빈약'
늘어난 60代 표심에 몰두…일자리 창출 등 구체성 없어
[ 박종필 기자 ]
4·13 국회의원 총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청년 실종’이다. 지역구에 출마한 청년 후보 모두가 고전하고 있어 금뱃지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1명씩이 당선 안정권에 포함돼 있는 정도다. 여야가 급증한 60대 이상 유권자를 신경쓰다 보니 눈에 띄는 청년 공약도 없다.
우선 비례대표부터 청년 정치인의 원내 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7번을 받은 신보라 후보(33)와 국민의당 비례대표 7번을 받은 김수민 후보(29)가 당선 안정권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16번을 받은 정은혜 후보(32)와 정의당 6번인 조성주 후보(37)가 당선권에 근접해 있는 정도다. 19대 때 5명이던 청년 비례대표 의원이 줄어든 것이다.
지역구 선거 상황은 더 어렵다. 새누리당이 간판 청년 후보로 내세운 이준석 후보(31·서울 노원병)는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에게 시종 밀리고 있다. 조선일보 ?8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후보가 33%로 안 전 대표(40.9%)에게 뒤져 있다. 연합뉴스·KBS가 지난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안·이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8.8%, 33.4%였다.
부산 사상의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31)는 장제원 무소속 후보에게 고전하고 있다. 문화일보의 4일 여론조사에서 손 후보(22.3%)와 장 후보(43.4%)의 지지율 차이는 20%포인트를 넘었다. 서울 관악갑에서 새누리당 청년우선공천을 받은 원영섭 후보도 유기홍 더민주 후보와 김성식 국민의당 후보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조사에서 원 후보 지지율은 18.3%로 유 후보(31.2%)와 김 후보(21.4%)에게 밀렸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가 끝난 뒤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있는 ‘10% 이상 득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청년 후보도 있다.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배준호 정의당 후보(30일)는 중앙일보가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5.1%였다.
각 당의 청년층을 위한 공약도 빈약한 수준이다. 더민주는 미취업 청년에게 청년 취업활동비를 한 달에 60만원씩 6개월간 지원하고 국공립대 등록금을 사립대 평균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전문가들에게 재원 마련과 실효성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대한 투자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새누리당 공약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청년층의 투표 참여율이 낮다 보니 정치권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