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페이퍼스' 파문 일파만파…아이슬란드 총리 첫 희생자

입력 2016-04-06 07:25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할 것이라고 진보당 부대표인 시구르두르 잉기 요한슨 농업장관이 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진보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현지 방송 RUV를 통해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귄뢰이그손 총리는 전날까지만 해도 현지 TV와 인터뷰에서 "조세회피처에 숨긴 재산이 없으며, 재산보유 과정에서 규정이나 법을 어긴 게 없다"면서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의 폭발한 분노에 결국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르면 귄뢰이그손 총리와 그의 부인이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도움을 받아 2007년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윈트리스'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부인이 아이슬란드 내 유일한 도요타 자동차 수입업체를 소유한 부친으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설립한 것이다. 그러나 귄뢰이그손 총리는 2009년 4월 의원에 당선될 때 윈트리스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2009년 12월말 윈트리스에 대한 자신의 지분 50%를 부인에게 단돈 1달러에 넘겼다. 2013년 총리로 취임할 때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언급된 국제투명성기구(TI) 칠레 지부장도 사임했다. 이날 라 테르세라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TI 칠레 지부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곤살로 데라베아우 스웨트 지부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가 수락했다"고 밝혔다.

데라베아우는 파마나 페이퍼스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됨으로써 TI의 신뢰도에 손상을 끼쳤고 더는 직분을 수행할 수 없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데라베아우는 최소 5개의 유령 회사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마나 페이퍼스에 이름이 언급된 전 세계 지도자와 유력 인사 중 책임을 지고 현 직책에서 사임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비롯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재벌 후안 아르만도 이노호사 칸투, 페루 대선 지지율 1위인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의 측근인 하비에르 요시야마 사사키와 실 요크 리데이 등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거론됐다.

한편 캐나다 정부는 이날 '파나마 페이퍼스'에 거론된 자국민 조사를 위해 이 자료의 공유를 요청했다.

캐나다 국세청(CRA)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우리는 파나마를 포함해 캐나다와 과세 조약을 맺고 있는 상대국, 그리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협력해 폭로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나마 페이퍼스'가 자국민의 세금회피 증거 자료로 쓰일 수 있는지를 검토할 수 있도록 ICIJ가 이 자료의 사본을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간 '토론토 스타'에 따르면 1150만 건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蚌?#39;에는 캐나다인이 350명 거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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