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재 기자 ]
국내 극장 점유율 1위인 CJ CGV가 해외 무대로 본격 진출한다. 터키의 최대 극장 사업자와 인도네시아의 영화관 업체 지분을 잇따라 인수, 글로벌 멀티플렉스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성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함에 따라 CJ CGV의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전날 공동 투자자와 함께 터키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주식 전량을 약 7919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이 중 CJ CGV는 지분 38.12%에 3019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나머지 61.88%는 재무적 투자자 세 곳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같은날 CJ CGV는 인도네시아 영화관 운영 업체인 블리츠 메가플렉스의 주식 22.5%(8610만2766주)도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취득 금액은 약 346억원이며 CJ CGV의 지분율은 기존 17.75%에서 40.25%로 늘어나게 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 시장 등에서 입지를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 CJ CGV의 입장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해외시장 진출이 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을 불러올 것"이라고 호평했다.
CJ CGV는 해외 진출이 결정된 뒤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5년 전인 2011년 7월8일, CJ CGV의 주가는 베트남 시장 진출 발표 이후 일주일 가량 11%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도 주가는 상승세다. 오후 1시50분 현재 전날보다 300원(0.31%) 오른 9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3.93%까지 상승한 뒤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는 2011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국, 미얀마,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다"며 "최근 고평가 논란에 52주 최고가(14만1500원) 대비 30% 가량 하락한 만큼 매수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지 연구원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높은 성장성을 확보했다"며 "올해 2분기 캡틴 아메리카와 엑스맨 등 흥행 기대작이 몰려 실적 기대감이 높은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J CGV 주가는 지난달 14일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 인수 관련 보도가 나오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이미 관련 불확실성은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터키에서 시네맥시멈(Cinemaximum)이란 영화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시네맥시멈은 지난해 터키 박스오피스 점유율 42%로 1위를 기록했으며 81개 점포와 710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CJ CGV(점포 87개·스크린 674개)와 대등한 수준이다.
정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CJ CGV가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연간 실적에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터키 실적 전망치를 적용할 경우 올해 CJ CGV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 45%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해외 진출을 평가하기 전에 기존 신사업 성과와 실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민규 현대증권 연구원은 "해외 진출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기존 사업이 잘되어야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나타나는 실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 1분기 국내 박스오피스 관객수는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일부 불확실한 요소가 있는 만큼 1분기 실적 확인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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